美 백트 "7월 ‘비트코인 선물 출시" 예고…크립토 겨울 끝낸다
“백트(Bakkt)가 비트코인 가격 급등의 방아쇠를 당겼다.”
세계 최대 거래소 그룹 ICE(인터콘티넨탈익스체인지)가 만든 암호화폐 거래‧결제 플랫폼 백트(Bakkt)가 비트코인 선물상품 출시를 예고하면서 암호화폐 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다. 기존에 시카고상품거래소(CME)와 시카고옵션거래소(CBOE)가 내놓은 비트코인 선물상품과 달리 백트는 현금 대신 비트코인이 오가는 실물인수도 방식을 취하기 때문이다.
■백트, 기관투자자 위한 비트코인 거래·수탁 인프라 깐다
14일 외신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백트 최고경영자(CEO) 켈리 뢰플러는 공식 블로그(미디엄)를 통해 오는 7월 비트코인 선물상품 거래 등과 관련된 테스트(UAT)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또한 연방 규정을 준수하기 위해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음을 시사했다.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로 예정됐던 백트 출시가 CFTC 등 규제 당국의 승인 지연으로 미뤄졌던 것을 감안하면 고무적이란 게 업계 분석이다. 실제 14일 자정을 전후(한국시간 기준)로 백트의 비트코인 선물상품 출시가 예고되면서, 비트코인 가격도 급등세를 이어갔다. 글로벌 암호화폐 정보업체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14일 오후 12시 30분 현재 비트코인은 7878달러(약 933만8000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24시간 기준으로 전일대비 12.19% 가량 오른 수치다.
체인파트너스 리서치센터 한중섭 센터장은 “백트 승인 여부는 페이스북 코인과 더불어 올해 가장 중요한 이벤트 중 하나”라며 “기관용 비트코인 거래 및 수탁 인프라가 깔리면서 미국은 본격적으로 비트코인을 매집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또 최근에 비트코인 상승세가 이어졌던 배경에도 미국 월스트리트 세력이 자리 잡고 있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한 센터장은 “백트 정보는 미국 월가를 중심으로 이미 퍼져 있었을 것”이라며 “프론트 러닝(사전주문)한 월가 세력이 지난 주말부터 비트코인 가격 폭등을 주도한 것 같다”고 강조했다.
■백트 출시 후, 나스닥 등 기관투자자 암호화폐 시장 진입
올 하반기 미국 CFTC 승인을 통해 백트가 공식 출시되면 기관투자자 자금이 본격 유입될 것으로 관측됐다. ICE는 백트와 관련해 보스턴컨설팅그룹, 갤럭시디지털, 호라이즌벤처스 등으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유치했으며, 마이크로소프트(MS), 스타벅스 등과 제휴를 맺은 상태다.
서울과 샌프란시스코에 기반을 둔 블록체인 전문 투자사 해시드 김서준 대표는 “미국을 중심으로 전통금융기관의 암호화폐 시장 진입이 본격화되고 있다”며 “미국 금융권 꼭대기에 있는 ICE가 비트코인을 가지고 트레이딩과 커스터디를 비롯해 선물옵션까지 커버하면서 암호화폐 시장에 새로운 투자 패러다임을 가져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백트가 연방규정 준수 부문에 있어서 CFTC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는 만큼 관련 ‘룰 세팅’ 등 기관투자자가 진입할 수 있는 발판이 더욱 탄탄해질 것이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자산운용사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가 미국 전역 400여 곳의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도 이 같은 전망을 뒷받침한다.
피델리티 설문결과를 보면 응답자 중 약 22%는 암호화폐를 보유하고 있으며, 40%는 향후 5년 이내 암호화폐 시장에 진입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제도가 마련되면 기관투자자의 암호화폐 시장 진입 속도는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한중섭 센터장은 “피델리티 설문조사를 통해 암호화폐에 대한 기관투자자의 높은 관심을 확인할 수 있다”며 “이미 에리스X에 대한 투자로 실물인수도 방식의 비트코인 거래에 관심을 나타낸 나스닥도 백트 출시 시점에 뛰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