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주식 직접투자, 모두가 실패 예상했었다"
2019.05.15 20:31
수정 : 2019.05.15 20:31기사원문
중소기업중앙회 금융투자부에서 노란우산공제기금의 해외투자를 담당하고 있는 염재현 차장(사진)은 최근 숙원을 이뤘다. 후배 펀드매니저, 애널리스트들과 나눌 수 있는 글로벌 투자 관련 저서를 펴낸 것이다. 최근 우리 금융권에서 해외주식 시장 직접투자가 활발해지고 있는 가운데 1세대 직접투자자였던 염 차장의 당시 상황에 대한 회고와 글로벌 기업 분석을 담아 구성했다.
'염재현의 해외투자 이야기'라는 담담한 제목의 저서는 2000년대 중반으로 시대를 거슬러 올라간다. '모두가 안 된다고 할 때' 해외주식 직접투자를 통해 수익을 낼 수 있다며 글로벌 금융기관들과 경쟁해 펀드 수익률 1위를 달성한 사례가 책머리에 소개된다.
당시 모두가 안 된다고 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염 차장은 2007년 은행원에서 하이자산운용 펀드매니저로 전업하며 생소한 광경을 목격한다. 대부분의 해외투자 펀드는 국내 운용사가 직접 운용하지 않고 해외 운용기관에 운용을 위탁하고 있었던 것.
염 차장은 "모든 운용사가 해외투자를 직접 하기는 무리겠지만 그래도 언제까지 외국 펀드매니저들이 버는 수익에만 의존할 것인지 갑갑했다"면서 "수출기업에서 힘들게 번 외화를 운용보수라는 명목으로 유출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강했다"고 회상했다.
염 차장은 직접투자 모형을 개발해 운용해보기로 했다. 우선 객관적 모형을 만들기로 했다. 그날로 퀀트, 스코어링, 팩터 등 주식 투자모델에 관한 연구에 들어갔다. 6개월의 연구 끝에 그는 전 세계 1만여개 기업 중 우수기업 300개를 추려 주는 퀀트 모델을 구축했다.
유승록 당시 하이자산운용 대표의 수락으로 드디어 첫 해외 직접운용펀드를 결성했다. 일본, 영국, 네덜란드, 러시아, 프랑스 등에 투자하는 '바커스펀드'였다. 하지만 금융위기 여파로 투심이 위축돼 펀드는 해지됐다.
그는 이어 글로벌 소비재 기업에 투자하는 '아시아 컨슈머펀드'를 만들었다. 유수의 글로벌 운용기관을 제치고 수익률 1위를 찍은, 염 차장에게 날개를 달아준 바로 그 펀드다. 펀드는 2년6개월간 56.2% 수익률을 달성해 벤치마크 수익률 -6.9% 대비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
염 차장은 이를 계기로 계속 해외투자의 길을 걷게 된다. 한 사모펀드로 자리를 옮겼다가 한국교직원공제회 해외투자팀, 산림조합중앙회 주식운용팀장을 거쳐 현재 약 10조원 규모의 노란우산공제 자금을 운용하는 중소기업중앙회에서 6000억원 규모의 해외투자를 담당하고 있다. 노란우산공제는 설립 초기 2조원대에서 10년 만에 12조원 규모로 커졌다.
염 차장은 "노란우산공제 기금 조성부터 초기 멤버로 시작해 더 감회가 새롭다"며 "해외투자로도 안정적인 운용을 할 수 있도록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