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브르박물관 유리 피라미드' 건축가 이오 밍 페이 타계

      2019.05.17 10:55   수정 : 2019.05.17 10:55기사원문

프랑스 파리 루브르 박물관 앞 유리 피라미드 설계자로 알려진 건축가 이오 밍 페이가 102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CNN은 16일(현지시간) "최후의 위대한 모더니즘 건축가들 중 한 명으로 존경받던 페이가 유명을 달리했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도 같은 날 "세상에서 가장 존경받는 건축가 중 한 명인 이오 밍 페이가 숨을 거뒀다"고 전했다.



건축가 페이는 작가 인생 대부분을 미국에서 보냈지만, 1980년대 파리 루브르 박물관 프로젝트에 남겨둔 유리 피라미드 설계자로 오래 기억될 것이라고 CNN은 전했다.

본명보다 이니셜인 'I.M. 페이'로 더 잘 알려진 그는 1917년 중국 광저우에서 부유한 은행가의 아들로 태어났다.
어머니는 캘리그라피를 하는 플룻 연주자로, 예술적 재능이 페이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페이는 19세가 되던 1935년, 미국으로 건너가 MIT와 하버드 대학에서 건축학을 공부했다. 하버드대에서 건축학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1948년 뉴욕의 부동산업자 윌리엄 제켄도르프에게 고용돼 빌딩 설계의 감리를 맡았다.

1955년 자신의 회사를 차린 페이는 1960년대 들어 뉴욕 킵스 베이 플라자, 필라델피아 소사이어티 힐 타워, 뉴욕 실버 타워 등 설계를 맡았다. 1983년에는 건축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도 받았다.

그의 건물들은 강력한 기하학적 모양이 특징이다. 페이의 작품은 사다리꼴 형태의 기하학적 건축물인 워싱턴 D.C.소재 국립 미술관 동관부터 콜로라도 볼더 소재 불그스름한 국립 대기 연구 센터까지 다양하다. 이 밖에 그가 설계를 맡은 건축물은 클리블랜드 로큰롤 명예의 전당, 홍콩 중국은행 타워 등이 꼽힌다.

그의 마지막 주요 프로젝트 중 두 가지는 2008년과 2009년에 각각 문을 연 카타르의 도하 수변 인근 인공 섬에 위치한 이슬람 미술관과 중국의 마카오 과학센터다.

외신은 '최후의 모더니즘 건축가'로도 불리는 페이는 자신이 설계한 박물관, 호텔, 학교 등에서 '빛에 대한 경외'를 바탕으로 정밀한 기하학적 구조와 추상미를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한편 생전 그는 대한제국 황실과도 인연을 맺었다. 영친왕과 이방자 여사의 아들 이구는 1953년 미국으로 유학을 가 MIT에서 건축학을 전공한 후 이오 밍 페이의 회사에 취직했다.
이구는 이곳에서 독일계 미국인인 줄리아 리를 만나 결혼했다.

gloriakim@fnnews.com 김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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