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난 암호화폐 애용자"…토익부터 노래방까지 생활에 파고든 블록체인
2019.05.20 14:51
수정 : 2019.05.20 15:08기사원문
#. 대학생 오모씨(20)씨는 학교 때문에 올 초 낯선 도시로 이사를 했다. 낯산 곳에서 주변 맛집을 알아보느라 맛집 앱 시럽테이블을 설치해 자주 사용한다. 평소 모바일로 사용 후기 남기는 것을 즐기던 오모씨는 음식점 리뷰를 올릴 때마다 소다토큰이라는 것을 받고 있다. 아직 구체적인 사용처는 모르지만 단순히 후기를 올리는데 보상을 받게 된다는 것에 기분이 좋아진다. 특히 블록체인이라는 첨단 기술을 사용한 암호화폐를 받는다니 신기술이 친숙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블록체인·암호화폐가 급속히 대중화되면서 일반 소비자들이 블록체인이라는 어려운 기술 이름은 모르더라도 다양한 형태의 암호화폐를 생활속에서 접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기존에 수십만 이상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는 서비스들이 결제 수수료 절감, 사용자 충성심 제고, 질 좋은 데이터 확보 등 다양한 목적을 위해 블록체인 기술을 서비스에 접목하고 있는 것이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서비스의 암호화폐 보상체계를 통해 데이터 제공에 대한 대가를 받을 수 있는 이점이 생겼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은 빠르게 암호화폐에 친숙감을 보이고 있다는게 업계의 분석이다.
■”토익 공부하고 맛집 찾았더니 암호화폐 보상”
산타토익은 지난 2017년 출시된 인공지능(AI) 기반의 토익 앱 서비스다. 데이터가 축적될수록 고도화되는 AI의 특성을 고려해 올초 산타토익 코인(STOEIC)을 발행, 사용자들이 학습 데이터를 입력하도록 유도하는 블록체인 기반 보상 플랫폼을 구축했다.
사용자는 자신의 학습데이터를 제공하고 산타토익 코인을 보상받을 수 있다. 소문내기, 친구 초대 등의 활동 기여보상과 문제풀이, 점수 상승 등의 학습 기여보상 등이다. 산타토익 코인으로는 토익시험에 필요한 응시권과 모의고사 비용을 지불할 수 있고, 산타토익 마켓에서 직접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
산타토익 입장에서는 암호화폐 보상시스템을 통해 더 많은 사용자의 학습 데이터가 쌓여 산타토익 플랫폼과 AI가 고도화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산타토익 코인은 올 하반기 암호화폐 거래소 상장을 앞두고 있다.
1800만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는 시럽테이블 역시 일찌감치 블록체인 서비스로 사업방향을 전환했다. 지난 2월 시럽테이블 운영사 몬스터큐브는 블록체인 프로젝트인 ‘소다 플랫폼의 1호 블록체인 서비스(디앱)’로 탈바꿈했다. 지난해초 SK플래닛으로부터 시럽테이블을 인수한지 약 1년 만이다. 몬스터큐브는 지난 2011년부터 축적해 온 시럽테이블의 데이터에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해 온라인·오프라인 연계(O2O) 서비스를 혁신한다는 목표다. 즉, 몸집 불리기에만 급급해진 O2O 시장에 암호화폐 기반 보상경제를 구축함으로써 데이터의 질적 향상을 도모하고, 소비자와 공급자 사이의 매칭을 최적화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몬스터큐브는 시럽테이블에 자체 암호화폐인 소다토큰(SODAT)을 도입했다.
■노래방, 요리앱에도 블록체인… 실물경제 접목 가속화
330만 명에 달하는 회원을 보유한 요리 앱 해먹남녀는 현재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힌트체인 프로젝트를 개발 중이다. 기존 중앙화된 플랫폼이 사용자 데이터를 독점하고 있는 것에 반기를 들고, 고객의 입맛과 취향 정보를 보다 정확히 파악해 추천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국내 1세대 블록체인 프로젝트 아이콘의 블록체인 서비스(디앱) 중 하나인 썸씽 역시 이미 109개국의 5만 유저를 보유한 노래방 어플이다. 김희배 대표는 지난달 개최된 ‘아이콘 디앱 밋업’에서 블록체인을 도입한 계기에 대해 “음원 사용료, 저작권, 홍보 비용 등 현실적인 부분을 고려할 때 유료화할 수밖에 없는데, 이때 고객의 이탈을 막고자 암호화폐를 통해 보상을 줄 수 있는 블록체인을 선택하게 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미 실물경제와 맞닿아 있는 블록체인 서비스의 경우, 아무래도 처음부터 시작해야 되는 다른 블록체인 프로젝트보다 성공 가능성이 높을 수밖에 없다”며 “기존 여러 산업군에서 블록체인을 접목하려는 시도는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 전망했다.
srk@fnnews.com 김소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