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인상에 도소매업-음식업 고용 감소"

      2019.05.21 11:06   수정 : 2019.05.21 11:41기사원문
지난 2년간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이 전반적인 경기 하강 국면과 맞물리면서 인건비 부담이 커진 도소매업과 음식숙박업 등 일부 업종의 고용을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했다는 실태 파악 결과가 나왔다. 대부분 원청기업이나 프랜차이즈 본사 등이 최저임금 인상 부담을 공유하지 않고 있어 중소기업에 집중되어 있는 인건비 부담을 덜어줄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노용진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고용노동부 주최로 21일 오전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최저임금 영향분석 토론회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최저임금 현장 실태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노 교수는 고용부 의뢰를 받아 지난해 11월부터 지난 4월까지 도소매업, 공단 내 중소 제조업, 음식·숙박업, 자동차 부품 제조업(업종별로 각 20개 내외 사업체)에 대해 집단심층면접(FGI) 방식으로 최저임금 현장 실태조사를 진행했다.

실태조사 결과 도소매업의 경우 경기의 전반적 하강, 온라인 상거래와 대형 도·소매점 증가 등으로 경영상황이 전반적으로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도·소매업은 저임금 노동자 비중이 높기 때문에 최저임금 인상은 높은 시급 인상으로 이어졌다. 도·소매업 다수의 기업들에서 고용 감소와 노동시간 단축이 동시에 발생하는 기업도 상당수 존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단시간 근로자의 근로시간 단축으로 초단시간 근로 확대도 발견됐다. 총노동량 변동에 대한 대응으로 손님이 적은 시간대의 영업을 단축하는 등 영업시간 단축이나 사업주 본인·가족노동 확대 경향도 나타났다.

음식·숙박업도 도소매업과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사례기업들에서 고용이나 근로시간 중 하나가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고용감소 기업과 근로시간 감소 기업이 비슷한 비율로 나타났으며 두 가지 모두 감소한 기업도 상당수 존재했다.

반면 공단 내 중소제조업이나 자동차 부품제조업은 고용감축보다 근로시간 감축이 더 많이 발견됐다.

노 교수는 "도소매업과 음식숙박업은 신기술 도입을 통한 노동 생산성 향상이 어려운 업종으로 가치창출이 낮은 시간대를 휴식시간으로 전환하거나 고용 자체를 줄이는 방식이 가능했다"면서도 "공단내 중소제조업이나 자동차 부품제조업은 숙력된 근로자를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초과근로시간 단축으로 비용을 줄이는 방식을 택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분석했다.

노 교수는 최저임금 인상 여파가 영세 중소기업에 집중되고 있는 만큼 이를 사회적으로 공론화해 매커니즘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그는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에 미치는 영향은 업종의 특성, 기업의 특성, 경기상황 등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최저임금 수준을 결정할 때 경제의 전반 상황, 취약 업종과 영세기업의 여건 들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원청기업, 프랜차이즈 본사가 영세기업들의 최저임금의 부담을 덜어줄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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