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영화 봐주세요" 할리우드는 한국팬을 사랑해

      2019.05.27 16:33   수정 : 2019.05.27 19:03기사원문


'팝의 모차르트'라고 불렸던 엘튼 존의 인생과 음악 이야기를 담은 영화 '로켓맨'은 '보헤미안 랩소디'의 흥행을 이을까. 마블코믹스 원작 영화 '엑스맨:다크 피닉스'는 '마블민국'의 마음을 훔칠 수 있을까. 6월 5일 두 대작 외화가 나란히 개봉한다. 같은 날 극장가 격돌을 앞두고 두 영화의 주역과 감독이 잇달아 내한했다.

'킹스맨' 시리즈로 한국 관객의 사랑을 듬뿍 받은 '로켓맨'의 주역, 태런 에저튼과 덱스터 플레처 감독은 지난 23일 방한했다.

에저튼은 2016년 '독수리 에디'와 2017년 '킹스맨:골든 서클'에 이어 세 번째 방문이고 플레처 감독은 '독수리 에디' 이후 두 번째다.

영화 속 실존 인물 엘튼 존은 세계 3억5000만장 앨범 판매, 그래미 어워즈 5회 수상 등 음악사에 큰 발자취를 남긴 음악가지만, 한때 약물 중독, 성 정체성 문제로 드라마틱한 삶을 살았다.
이번 영화는 그의 음악적 성취뿐만 아니라 방황했던 젊은 시절과 작사가 버니 토핀과의 돈독한 우정이 다뤄진다.

플레처 감독은 "엘튼 존은 자애로우면서도 재미있고, 영리하면서도 독특한 사람으로, 그의 진정한 모습을 담아내는 것이 목표였다"며 "'로켓맨'은 엘튼 존의 기억을 근간으로 만든 작품이며 그의 DNA가 담겼다"고 말했다. 에저튼은 '로켓맨'에 대해 "굉장히 화려하고, 컬러풀하다"며 "눈이 호강할 영화"라고 소개했다.

'로켓맨'은 엘튼 존의 수많은 히트곡을 스토리 전개와 캐릭터의 감정 전달에 활용한다. 감미로운 피아노 연주와 솔직한 가사가 매력인 '유어 송'을 비롯해 '로켓맨', '타이니 댄서' '베니 앤 더 제츠' '크로커다일 록' 그리고 '굿바이 옐로 브릭 로드'등 22곡이 흐른다. 플레처 감독은 "노래 자체가 스토리텔링이 잘 돼 있고, 존의 지지 덕분에 더 높이 날 수 있었다"며 "에저튼의 노래 실력도 한몫했다"고 말했다. 그는 '로켓맨'을 "매우 자랑스러운 영화"라며 강조했고 "다섯번 봐 달라"고 얘기하자 에저튼이 "여섯번 봐 달라"고 거들었다.

에저튼은 이번 영화를 찍으며 존과 친구가 됐다. 감독과도 좋은 호흡을 자랑했다. 그는 "'로켓맨'은 늘 즐겁고 긍정적이며 열정이 넘치는 플레처 감독의 성향이 잘 반영된 작품"이라며 "수년간 친구로 지내면서 두 번째 작업을 했는데, 우리는 정말 창의적인 시간을 보냈고, 기억에 남을 영화를 찍었다"고 부연했다.

'로켓맨'은 앞서 제72회 칸영화제 비경쟁부문에 초청돼 언론의 호평을 끌어냈다. 버라이어티는 "환상적일 만큼 잘 만든 뮤지컬 드라마"라고 평했고, IMDB는 "오스카 후보로 손색없다"고 치켜세웠다. 에저튼의 '엘튼 존' 연기도 후한 점수를 받았다. 할리우드리포터는 '에저튼이 엘튼 존의 노력과 처절함, 본성 등을 잘 그려냈다"고 했고, 엠파이어는 '전율의 퍼포먼스를 펼쳤다'고 평했다. 이날 공개된 30분짜리 풋티지 영상은 '로켓맨'에 대한 기대치를 높였다. 영국 시골의 수줍던 소년이 화려한 록 스타로 변신하는 모습은 드라마틱했다. 미국 첫 공연을 앞두고 긴장해 화장실로 숨어 들어간 존이 '크로커다일 록'을 부를 때는 몸이 저절로 들썩였다.




'엑스맨:다크 피닉스'의 네 주역과 사이먼 킨버그 감독은 27일 첫 내한했다. '엑스맨:다크 피닉스'는 우연한 사고로 파괴적인 캐릭터 '다크 피닉스'로 변한 진 그레이와 이에 맞서는 엑스맨의 이야기를 그린다. 드라마 '왕좌의 게임' 시리즈로 세계적인 스타가 된 소피 터너가 진 그레이를 맡았고, 마이클 패스벤더는 매그니토, 에반 피터스는 퀵실버, 타이 쉐리던은 사이클롭스 역을 각각 연기했다. 사이먼 킨버그는 2011년 '엑스맨:퍼스트 클래스'를 시작으로 엑스맨 프리퀄 시리즈의 각본과 제작에 참여했다. 시리즈의 마지막 시나리오를 쓰면서 "내가 낳은 아이를 도저히 남에게 맡길 수 없다"는 심정으로 첫 연출에 나섰다.

킨버그 감독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마지막이라는 생각에 씁쓸한 기분도 들었다"며 "배우들과 10년 넘게 함께해 가족 같은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이번 시리즈는 히어로와 빌런 모두 여성이 연기한다. 극중 '미스틱' 역할의 제니퍼 로렌스는 "엑스맨이 아니라 엑스우먼 아니냐"는 취지의 대사도 던진다. 킨버그 감독은 "엑스맨 역사상 가장 강력한 여성 중심 스토리"라며 "제시카 차스테인이 진 그레이를 자극하는 미스터리한 외계 존재 '스미스' 역을 맡았는데, 두 여배우가 멋진 장면을 만들어낸다"고 귀띔했다.

'엑스맨' 시리즈는 지난 19년, 호평과 혹평을 오가며 스크린에 올랐다. 킨버그 감독은 "이야기가 캐릭터에 집중하면 성공하는 것 같다"며 "이번에는 캐릭터와 그들의 감정을 살리는데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패스벤더는 " '다크 피닉스'로 시리즈가 종결돼 만족한다"고 했고, 터너도 맞장구치며 "100% 동의한다"고 밝혔다. 쉐리던 역시 "자랑스러운 영화"라며 "굉장히 현실적이고 감정적이며 강력한 대단원"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디즈니가 20세기폭스를 인수하면서 엑스맨 캐릭터도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에 편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킨버그 감독은 이와 관련 "저는 단지 최고의 스토리텔링으로 대장정의 막을 내리는데 집중했다"며 "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하며, 대미를 장식하는 게 우리의 목표였으며, 마지막 축전을 터뜨리고 싶다"고 밝혔다.

첫 방한인 배우들은 한국에 대한 호감도 드러냈다.
하루 전날 서울에 도착한 '사이클롭스' 쉐리던은 산낙지를 먹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퀵실버' 피터스는 "맛있는 바비큐를 먹고, 노래방에 가고 싶다"고 했다.
패스벤더는 "한국영화 팬"이라고 밝혔고, 킨버그 감독도 "한국영화에서 영감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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