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협박·비방…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제스트'진흙탕 싸움'

      2019.05.30 17:45   수정 : 2019.05.30 17:45기사원문

시세 조종 혐의로 피소당한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제스트'를 두고 추가 소송과 비방이 이어지고 있다. 시세 조정 의혹에서 시작된 소송이 고소인과 피고소인 측의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형세다.

코인제스트 측은 집단 소송을 대리하는 김세진 변호사(법무법인 민행)를 협박 혐의로 고소했다.

또 김 변호사가 경쟁사 대표도 겸하고 있다며 변호사회에 징계 요구를 한 상태다.

김 변호사는 코인제스트가 악의적인 소문을 퍼뜨린다며 코인제스트 측 직원을 명예훼손 혐의로 맞고소했다.


<본지 5월 18일 4면 참조>

■'합의 강요' 협박 혐의 맞고소

30일 영등포경찰서에 따르면 코인제스트를 운영하는 제스트씨엔티는 김 변호사를 협박 혐의 등으로 고소했다.

김 변호사가 코인제스트에 소송을 제기하기 전에 '합의 강요'를 했으며 고소 취하를 대가로 16억원의 합의금을 요구했다는 것이 고소장의 요지이다.

코인제스트 관계자는 "김 변호사가 지난 8일 회사로 찾아와 '언론 보도, 압수수색이 나올 테니 16억원에 합의를 하자'고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김 변호사는 합의금을 요구한 적도 없고 협박을 한 적도 없다고 반박했다. 김 변호사는 "정당한 합의 제안을 했고 언성을 높이거나 공격적인 행동도 취하지 않았다"며 "형법상 협박죄에 전혀 해당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코인제스트는 김 변호사가 다른 암호화폐 거래소인 실크로드 거래소(해쉬스톤) 대표를 맡고 있는데도 이를 감추고 소송을 대리한다고 주장했다. 코인제스트 측은 변호사법에 따른 겸직 제한에 위반된다며 서울지방변호사회에 징계 요청을 한 상태다.

그러나 김 변호사는 "실크로드 거래소는 코인제스트와 플랫폼이나 영업 형태가 아예 달라 경쟁업체라 볼 수 없다"며 "동업을 하는 멤버들이 모두 회사에 소속된 상태여서 개업변호사였던 내가 법인을 설립한 것이다. 현재는 다른 사람이 법인 대표를 맡고 있다"고 전했다.

■소송 대리인, 명예훼손 맞고소

김 변호사도 코인제스트 측 직원에 소장을 제출하는 등 맞대응에 나섰다. 김 변호사는 지난 27일 코인제스트 측 직원 A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고소장에 따르면 A씨가 김 변호사에 대한 신상정보를 조사하면서 79명이 참여한 모 대학 단체대화방에 "앞으로 변호사를 못 하게 만들어버리겠다" 등의 모욕과 허위 사실을 유포했다는 것이다. A씨는 "실명을 거론한 적도 없고 허위 사실을 유포하지도 않았다"는 입장이다.

갈등은 지난 17일 코인제스트의 투자자들이 "불법적인 시세조종에 피해를 보았다"며 소송을 제기하고 나서부터 시작됐다.


투자자들은 코인제스트가 자사 코인인 '코즈' 등에 대해 대표의 지인들이 수수료를 면제받고 허위 거래를 하면서 하루 채굴량 90%가량 배당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결국 허위 거래량이 늘자 일반 투자자들의 투자 유인도 이뤄졌다는 것이다.


해당 사건은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제2부(김형록 부장검사)에 배당돼 수사 중이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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