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와 월마트는 '블록체인 전도사'...경쟁사들 속속 블록체인으로
세계 최대 해운사로 꼽히는 머스크와 글로벌 대형 유통기업 월마트가 블록체인 기술 확산의 촉매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글로벌 선도 기업들이 먼저 블록체인 기술을 사업에 도입하면서 경쟁사들도 속속 블록체인 기술 도입에 속도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머스크와 월마트의 사례처럼 국내에서도 대형 정보기술(IT)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의 블록체인 시장 진입이 다른 기업으로 확산될 수 있을지 관심이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해운과 유통분야 글로벌 기업들이 속속 블록체인 기술을 사업에 도입하고 있어 주목된다. 가장 먼저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한 기업은 머스크와 월마트다.
머스크와 월마트는 글로벌 IT기업인 IBM과 함께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했다.■세계 1, 2, 4위 해운사가 모두 블록체인 기술 도입
세계 1위 해운사인 머스크는 IBM과 함께 ‘트레이드렌즈’라는 블록체인 기반 물류 관리 플랫폼을 운영한다. 트레이드렌즈에는 미국 관세청을 비롯해 100여곳이 참여해 배에 선적된 화물 기록을 블록체인으로 관리하고 있다.
최근 이 트레이드렌즈 플랫폼에 세계 2위, 4위 해운사인 MSC와 CMA CGM이 함께 하기로 했다. 머스크가 블록체인 기술로 파트너사들과 투명하게 해운 물류 정보를 공유하는 것을 지켜보던 경쟁사들도 결국 같은 기술을 적용키로 한 것이다.
빈센트 클레르크 머스크 부사장은 “트레이드렌즈는 해운 산업의 게임 체인저”라면서 “전세계 해상 물류의 80%가 블록체인 플랫폼을 활용하고 있다”고 강조했.
■월마트가 블록체인 기술 선보이니 까르푸-네슬레도 도입
월마트의 사례도 비슷하다. 월마트는 IBM의 ‘푸드트러스트’라는 블록체인 플랫폼을 활용하고 있다. 푸드트러스트는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식품 생산지와 도매상, 소매상을 연결하는 식품 이력 추적 플랫폼이다. 이용자들이 제품의 포장지의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스캔하는 것만으로 어디서 생산돼 어떻게 유통된 상품인지 확인할 수 있다.
푸드트러스트에는 월마트를 시작으로 까르푸와 네슬레, 앨버트슨 등 글로벌 유명 유통기업들이 속속 합류하고 있다. 특히 까르푸와 네슬레는 프랑스에서 인기있는 매쉬드포테이토 인스턴트 식품에도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하기로 했다. 주로 채소나 과일 등 신선식품 위주로 활용됐던 블록체인 기술이 인스턴트 식품으로까지 확산된 것이다.
IBM 푸드트러스트 라즈 라오(Raj Rao) 총괄은 “식품 유통의 진짜 문제는 모든 과정을 일일이 확인하기 힘든데다가 문제가 발생했을때 적시에 개입하는 것 어렵다는 것”이라며 “블록체인 기술이 우리 글로벌 식품 생태계를 개선해 모든 소비자가 안전한 음식을 안심하고 먹을 수 있도록 한다”고 강조했다.
■네이버-카카오가 머스크-월마트 될까
이처럼 글로벌 대형 기업들이 선제적으로 도입한 블록체인 기술이 경쟁사로 확산되고 있는 것처럼 국내에서도 대형 IT기업들이 선제적으로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를 선보일 준비를 하고 있다. 국내 양대 IT기업으로 불리는 네이버와 카카오가 그 주인공이다.
네이버는 일본 자회사인 라인을 통해 블록체인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블록체인 플랫폼 ‘링크체인’을 개발중인 라인은 라인의 기존 서비스에 우선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한 뒤 다른 기업들을 파트너사로 확보, 블록체인 서비스를 확산시킨다는 계획이다.
카카오도 블록체인 계열사인 그라운드X가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을 개발중이다. 그라운드X는 오는 27일 ‘클레이튼’의 메인넷을 본격 가동하고 그동안 준비했던 블록체인 서비스를 쏟아낸다는 계획이다. 특히 카카오는 모바일메신저 ‘카카오톡’을 암호화폐 지갑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카카오톡에 추가되는 암호화폐 지갑 이름은 ‘볼트’로 알려졌다. 또 카카오는 구글이나 애플의 앱스토어와 같은 클레이튼 기반 ‘비앱스토어’도 준비중이다.업계 한 관계자는 “네이버나 카카오 같이 이미 수백만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는 대형 IT기업이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를 선보이고, 이 서비스가 크게 인기를 끌면 다른 기업들도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며 “네이버와 카카오의 서비스가 등장하는 올 하반기를 블록체인 대중화의 시점으로 예상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jjoony@fnnews.com 허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