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집 가뭄인데 재개발·재건축 규제… 서울 집값 부메랑 되나
2019.06.03 18:26
수정 : 2019.06.03 18:26기사원문
6월 서울에서 재개발·재건축 단지가 12개나 분양하지만 택지지구 분양은 2곳에 그쳐 수급 불균형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가 지난해 재건축 규제를 강화하고 올해 들어 재개발도 규제하고 나서고 있지만 사실상 서울은 재건축·재개발 이외에는 신규 분양이 나올 곳이 없어 2~3년 내 공급 부족이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강남, 가재울 등 '노른자위' 분양
3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이달 서울에 공급되는 재개발·재건축 단지는 12개 단지, 총 1만423가구로 이중 조합원 물량을 뺀 4708가구가 일반에 분양된다.
지역별로는 강남구 2개 단지 1178가구(일반253가구), 서초구 2개 단지 1581가구(일반227가구), 송파구 1개 단지 1945가구(일반745가구), 동작구 1개 단지 514가구(일반153가구), 서대문구 1개 단지 450가구(일반265가구), 마포구 1개 단지 1419가구(일반50가구), 중구 2개 단지 1612가구(일반1612가구), 동대문구 1개 단지 1425가구(일반1253가구), 양천구 1개 단지 299가구(일반150가구) 등이다.
반면 재건축 재개발이 아닌 택지지구 분양은 양원, 위례신도시 등 2곳이다. 양원 1개 단지 218가구, 위례신도시 1개 단지 689가구다. 그나마 위례신도시는 송파구 인허가가 달려있어 이달에 분양이 이뤄질지 미지수다.
재개발·재건축 단지는 신축 아파트에 대한 희소가치와 이미 완비된 주변 기반시설로 인해 분양시장에서 인기가 높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서울시내에 공급된 17개의 재개발·재건축 단지 모두 1순위 마감에 성공했다.
우선 금호건설은 이달 서울 가재울9구역을 재개발한 'DMC 금호 리첸시아'를 분양한다. 총 450가구로 조성되며, 이 중 265가구를 일반 분양한다. 롯데건설도 서울 청량리4구역을 재개발한 '청량리역 롯데캐슬 SKY-L65' 1425가구를 중 1253가구를 일반 분양으로 선보인다.
삼성물산은 서울 삼성동 상아아파트2차를 재건축하는 '래미안 라클래시' 679가구 중 115가구를 일반에 공급한다. GS건설은 서울 서초2동 무지개아파트를 재건축해 '서초 그랑자이'를 분양한다. 지하 3층, 지상 최고 35층, 10개 동, 전용면적 59~119㎡, 총 1481가구로 구성된다. 대우건설은 서울 사당3구역을 재건축해 '이수 푸르지오 더 프레티움'을 선보인다. 총 514가구로 구성 중 일반분양은 153가구다.
■규제로 공급 줄어 수급 불균형 우려
이처럼 서울의 경우 택지 부족으로 재건축·재개발 이외 분양 단지가 나오기 힘든 상황이지만 정부의 규제는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실제 이달 분양에서 택지지구는 2곳에 불과하다. 원건설이 서울 중랑구 망우동 269번지에 '신내역힐데스하임참좋은'을 분양한다. 총 218가구 전부 일반분양 되며, 전용면적 84㎡로 구성돼 있다. 호반건설은 이달 말 위례신도시 장지동(송파권역)에 '호반써밋 송파Ⅰ' 689가구(A1-2블록)를 공급할 계획이다.
도심 아파트 공급의 한 축인 재건축은 사업의 첫 관문인 안전진단 기준이 강화되고 초과이익 환수제가 부활해 추진 동력이 추락했다. 재개발은 단지에 의무적으로 조성해야 하는 임대주택 비율이 높아져 사업성이 악화되면서 사업이 중단되고 있다. 내년 봄에는 '무더기 정비구역 해제' 사태가 터질 가능성도 있다. 현재 서울에서 추진위 단계에 머물고 있는 재개발 사업장 30여 곳은 2020년 3월까지 조합 설립 신청을 마쳐야 하지만 진척이 없어 시·도지사가 직권으로 구역에서 해제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부동산인포 권일 팀장은 "사실상 서울의 주택 공급 통로가 막혀 수급 불균형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미 강남 재건축 단지에서는 집값 상승 조짐이 보이고 있고 공급이 부족하면 향후 중장기적으로 집값 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고 전했다.
kmk@fnnews.com 김민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