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교통 안전 정책 수립·기술 개발로 해양안전체계 구축"
2019.06.04 23:47
수정 : 2019.06.04 23:47기사원문
"안전대책 수립과 기술개발, 피드백까지 일원화된 해양안전체계를 구축해 우리나라 해양안전체계를 전반적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공단의 목표입니다."
이연승 선박안전기술공단 이사장(사진)은 지난 3일 파이낸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오는 7월 새로 출범하는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에 역할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선박안전기술공단이 오는 7월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으로 새롭게 출범하면서 이 이사장은 초대 이사장을 맡게 된다.
바다에서 육상의 '교통안전공단'과 같은 역할을 하게 될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은 기존의 선박 안전관리 업무에서 나아가 해양사고 예방과 해양교통 관련 기술 개발·체계 개선 등 해양안전에 대한 전반적인 정책을 수립, 시행과 홍보 교육 등의 역할을 맡게 됐다.
이 이사장의 각오도 남다르다. 그는 "단순히 조직이 확대 개편되는 것이 아니라 세월호 사태 이후 해양안전을 종합적으로 책임지는 공단이 새로 태어난다는 생각으로 출범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공단 내부 조직의 변화도 필요하겠지만 우리나라의 해양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조직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범국가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이 이사장은 해양교통안전공단 설립후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할 현안으로 크게 두가지를 제시했다.
먼저 선주, 어업인, 해양 이용자 등에 대한 교육 및 홍보 강화를 꼽았다. 현재 유관단체들이 종사자들에 대한 교육을 하고 있지만 사각지대가 많은 것도 현실이다. 대부분 경험을 토대로 대처하다보니 통신 장비 사용법, 위기상황 대응법 등에 대해 체계적인 교육을 받지 못한 경우도 많다. 실제로 기관사고 원인의 대부분은 윤활유나 냉각수 미비, 배터리 방전 등 관리 부실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선반안전기술공단이 정기적으로 안전검사를 진행하지만, 종사자들이 관리하는 법을 몰라 소홀한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이 이사장은 "해양 사고를 들여다보면 90%가 인적 과실"이라며 "앞으로 권역별 센터를 만들어 선박검사와 관리를 진행하고 체험형 교육장도 만들어 선박 종사자들에 대한 교육도 진행하고 싶다. 무엇보다 시설을 제대로 갖춰 종사자들이 바다를 생업의 장이 아닌 객관적 입장에서 바라볼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밝혔다.
두번째로 기술 연구를 통한 인적 과실을 줄여나간다는 방침이다. 기술 개발을 통해 대형사고는 선제적으로 막아보겠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 오는 7월 공단 내 교통본부(가칭)가 신설된다. 교통본부에서는 해양교통안전과 관련한 사고 예방기술 및 해양교통 체계와 운영 관리 등의 업무를 맡게 된다. 현재 공단은 운항 선박의 안전, 시설 안전, 선박 안전 등 교통의 관점에서 기술적인 연구 개발을 할 수 있는 조직을 갖추기 위해 용역을 수행 중이다.
이 이사장은 "사물인터넷·인공지능 등 4차 산업기반 기술을 활용해 배가 직접 충격을 감지할 수 있는 기술을 다양하게 개발하려고 한다"면서 "해양수산부가 진행하는 e네비게이션 사업이나 자율운항선박기술 등을 첨단 기술을 선박들이 제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해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것도 공단이 맡게된 역할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그는 "실시간으로 선박에 운항 정보가 제공되고, 자동차 전후방 센서와 같은 기술이 선박에 적용됐다면 최근 헝가리 유람선 사고와 같이 견시소홀로 사고가 발생하는 일은 막을 수 있을 것"이라며 "사람이 할 수 없는 부분을 기술적으로 막을 수 있도록 예방 차원의 기술 연구 인력 예산 투입이 무엇보다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선박안전공단의 정원은 460여명에 그친다. 늘어난 업무 영역에 맞게 조직을 구성하려면 지금보다 2배정도는 늘어나야 할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에 해양교통량 증가와 낚시인구 확대, 정부의 해양레저 활성화가 맞물리면서 선박 안전을 담당하는 선박안전기술공단의 업무 범위가 늘어난 것도 이 이사장의 어깨를 무겁게 하고 있다. 문제는 세월호 사고이후 선박안전 검사에 대한 항목도 두배로 확대됐지만 검사 인원은 이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점이다. 지난 국감에선 "관리 인력 부족이 부실검사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이 이사장은 "전국 연안선박 10만척중 9만5000척을 공단이 검사하는데 현장 검사 인력은 112명에 불과하다"며 "검사원 한명의 이동거리가 200km에 달하기도 하는 등 업무가 고되 중간관리자들이 빠져나가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이 이사장은 안전에 대해 쓰는 돈을 비용이 아닌 투자의 관점에서 봐줄 것을 강조했다. 사고가 나더라도 인명사고로 이어지지 않도록 기술적인 부분을 개발하고, 안전용품 사용을 강제하기 보다 생활화할 수 있도록 교육하자는 것이다.
이 이사장은 해양교통안전공단의 미래모습을 묻는 질문에 교통안전공단을 예로 들었다. 그는 "교통안전공단도 초기엔 안전벨트 착용 등 제도 강화를 통해 안전 문화를 확산시켰지만 현재는 기술개발을 통해 안전 비용을 줄여나가고 있다"며 "해양 사고를 줄이기 위해 최적화된 조직으로 거듭나는 한편, 모든 유관기관과 네트워크를 구축해 사각지대를 줄이며 해양안전의 전반적인 시스템을 상향평준화하는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