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치플레이 사나이' 이형준, 천신만고 끝에 16강 진출
2019.06.07 17:20
수정 : 2019.06.07 17:20기사원문
이형준은 7일 경남 남해 사우스케이프 오너스 골프클럽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코리안투어 데상트코리아 먼싱웨어 매치플레이(총상금 10억원) 이튿날 32강전에서 '다크호스' 권오상(24)을 맞아 2홀차로 이겼다. KPGA코리안투어 통산 4승을 거두고 있는 이형준은 2015년 우승을 비롯해 2016년 6위, 2017년과 작년에는 3위를 차지했을 정도로 그동안 매치 플레이에 강했다.
전날 64강전에서 손쉬운 승리와 달리 이날은 힘든 경기였다. 이날 경기는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으로 이형준의 낙승이 예상됐다. 하지만 투어 최단신(158cm)인 권오상의 플레이는 예상 외로 견고했다. 8번홀(파4)까지 팽팽했던 균형은 9번홀(파5)에서 이형준 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하지만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살얼음 판이었다. 17번홀까지 간신히 1홀차 리드를 지키던 이형준은 마지막 18번홀에서 버디를 잡아 파에 그친 권오상의 돌풍을 잠재우고 16강 조별 리그에 진출했다.
이형준은 "경기 시작할 때 비가 그치면서 좋은 샷이 많이 나왔다. 하지만 상대 선수도 좋은 샷이 많이 나오면서 예상치 못한 상황으로 전개됐다"면서 "14번홀까지 3홀차로 앞서 나가면서 살짝 긴장의 끈을 놓았더니 상대가 15번, 16번홀 연속 버디로 따라 붙었다. 17번홀에서 마음이 좀 급해지기도 했다"고 긴박했던 상황을 되돌아 보았다.
이형준은 올해로 10회째를 맞는 이번 대회 역대 우승자 중에서 유일하게 살아 남았다. 16강전 조별 리그에서는 올 시즌 루키인 김한별(23·골프존)과 옥태훈(21·PNS홀딩스), 그리고 투어 5년차 고인성(26·볼빅)을 상대로 결승 진출을 노린다. 조별리그 1차전 상대는 64강전과 32강전에서 각각 맹동섭(32)과 김민수(29·볼빅)를 꺾고 올라온 김한별이다.
이형준은 "모두 동생들이다. 나보다 어린 선수들과 함께 경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 모두 우승 경험이 없는 선수들이지만 16강에 올라왔다는 것은 그만큼 실력이 있다는 방증이다"면서 "만만한 상대는 한 명도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조별리그 1차전에서 좋지 않은 징크스가 있는데 내일은 무조건 이기고난 뒤 우승에 대한 생각을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번 대회 32강전 결과 신예와 무명 선수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그만큼 이변이 속출했다는 얘기다. 우선 올 시즌 위너스 써클 멤버인 김비오(29·호반건설), 전가람(24), 함정우(25)가 탈락했다. 김비오와 전가람은 각각 이성호(32)와 옥태훈에게 1홀차와 3홀차로 패했다. 올 SK텔레콤오픈에서 생애 첫승을 거둔 함정우는 투어 11년차로 아직 우승이 없는 조민근(30·매직켄)에게 연장전에서 일격을 당했다.
2011년 대회 우승자 홍순상(38·다누)은 연장 3번째홀까지 가는 접전 끝에 엄재웅(29·우성종합건설)에게 무릎을 꿇었다. 엄재웅은 64강전에서도 예선전을 거쳐 올라온 이민창(32)을 상대로 연장 승부를 펼쳤다. 2012년 대회 우승자 김대현(31·제노라인)도 예선전을 거쳐 출전 기회를 잡은 '복병' 염서현(28)에게 연장 2번째홀에서 분루를 삼켰다.
golf@fnnews.com 정대균 골프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