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들여다보기)여당發 최저임금 반란..동결론에 속도조절론도 급부상
2019.06.18 16:06
수정 : 2019.06.18 17:26기사원문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시한이 오는 27일로 다가온 가운데 여당 일부의 이같은 요구로 정부의 임금인상 결정도 부담을 한층 떠안게 될 전망이다.
■'뜨거운 감자' 최저임금 어떻게..
야당에서 최저임금을 둘러싼 속도조절론이 나오기는 했지만 여당 내부에서 이같은 요구가 봇물을 이룬건 이번이 처음이다.
18일 여야 정치권에 따르면 송영길 의원은 지난달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경제가 성장할 때 최저임금을 올려야지 하강국면에서 올리면 중소기업인 자영업자들에게 근로자를 해고하라고 강요하는 꼴"이라며 동결을 주장했다.
서울 구로에 지역구를 둔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도 "동결에 가까운 수준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고, 홍영표 전 원내대표도 "내년엔 동결 내지 경제성장률 수준만 올려야 한다"고 가세했다.
당내 경제통인 최운열 의원도 통화에서 "최저임금 인상이 2년동안 급격이 이뤄지다 보니 자영업자들은 문을 닫거나 사람을 줄이는 방법 외에는 답이 없는게 사실"이라며 "이같은 개인 의견을 사석에서 이해찬 대표에게 전달했다. 내가 동결론 당론 채택 등을 당에 요구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동결 조치 요구뿐 아니라 최저임금 인상분을 놓고 당분간 속도조절을 해야 한다는 주장도 공감대가 커지고 있다.
정성호 국회 기획재정위원장도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동결'이라는 단어가 갖는 정치적 함의가 크지만 이미 당에서도 일부는 최저임금의 급격한 상승세는 자영업에 미치는 영향 등을 감안해 최대한 완화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는게 사실 아니냐"며 "물가상승률에 준하는 선에서 최저임금 인상을 완화하는 사회적 합의 등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부산에 지역구를 둔 한 여당 의원도 통화에서 "부산·경남 지역 민심의 최대 부담은 최저임금 인상 등 경제 책임론이 차지하고 있다"고 했다.
이같은 동결 내지 속도조절론의 배경은 앞으로 다가올 경기 하강에 대비해야 한다는 우려들이다.
정 위원장은 "미·중 무역갈등이나 이란 핵 사태에 따른 국제 유가 불안 문제도 그렇고 국제 경기가 결코 우리에게 유리하게 돌아가지 않는 점에서 앞으로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그런 만큼 선제적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동결-완화..총선민심 촉각
이는 총선을 앞둔 여당 의원들의 지역 사정이 결코 녹록치 않다는 반증으로 해석된다.
여당에선 "총선을 앞두고 각종 이슈에서 야당보다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지만 소득주도성장론이 경기를 악화시켰다는 책임론에 민심도 적신호가 켜졌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어서다.
다만 집권 여당과 정부가 현재 상황의 꼬인 매듭을 풀기는 그리 쉽지 않아 보인다.
노동계와 중소 자영업자 등의 이해가 첨예하게 엇갈리고 최저임금 결정 문제가 최소 인상이나 동결로 결론날 경우 사실상 최저임금 인상 정책의 회군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다.
반대 경우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당장 내년 총선이 10개월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최저임금 대폭 인상안을 내놓기도 정치적 부담이 상당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물론 주요 정책 방향을 놓고 당에서 이견을 내놓고 수정된 경우는 문재인 정부에서도 여럿 있었다. 대표적인 경우가 가상화폐 거래소 폐지문제를 비롯해 유치원 영어교육 금지, 아동수당 지급문제, 군복무기간 단축 등이 대표적인 사례였다는 점에서 정부 여당의 선택이 주목을 받고 있다.
cerju@fnnews.com 심형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