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채용비리' 이석채 전 회장측 "업무방해 적용 안돼" 혐의 부인

      2019.06.19 11:20   수정 : 2019.06.19 15:29기사원문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의 딸 등 유력인사의 친인척을 부정 채용한 혐의로 기소된 이석채 KT 전 회장이 첫 재판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신혁재 부장판사)는 19일 이 전 회장과 서유열 전 KT 홈고객부문 사장, 김상효 전 KT 인재경영실장(전무)의 업무방해 혐의 등에 대한 첫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다.

재판이 끝나고 취재진과 만난 이 전 회장 측 변호인은 "사기업 채용 과정에서 업무방해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이 전 회장의 지시가 구체적으로 '부정 채용'을 의미하지도 않는다"고 밝혔다.



변호인은 "이 전 회장이 채용 청탁자들에게 대해 구체적으로 부정 채용을 지시하지 않았다"며 "실제로 채용 청탁자 중에 탈락자들도 많다"고 설명했다.

서 전 사장 등 나머지 피고인 측은 대체적으로 사실 관계를 인정하지만 법리적으로 업무 방해 혐의가 적용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날 이 전 회장을 제외한 피고인들이 모두 재판장에 출석했다. 공판준비기일은 정식 심리에 앞서 공소사실에 대한 피고인 측의 입장과 쟁점을 정리하고 심리 계획을 세우는 절차다. 정식 공판과 달리 피고인이 직접 재판에 출석할 의무는 없다.

이 전 회장 등은 2012년 상·하반기 대졸·고졸 신입사원 채용 과정에서 총 12명의 성적을 조작한 혐의로 부정 채용해 회사의 정당한 채용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김성태 의원의 딸이 서류전형과 적성검사를 건너뛰고 그다음 단계인 인성검사부터 채용 절차를 시작할 수 있도록 편의를 봐주고 시험 성적도 조작해 합격시키는 등 부정하게 합격시킨 혐의를 받는다.

김 의원 외에 성시철 전 한국공항공사 사장, 정영태 전 동반성장위원회 사무총장, 김종선 전 KTDS 부사장뿐 아니라 18대 국회의원을 지낸 허범도 전 의원, 이 사건 수사 책임자인 권익환 검사장의 장인 손모씨 등도 지인이나 지인의 자녀, 친자녀 등의 취업을 청탁한 것으로 검찰 조사에서 확인됐다.

청탁 대상자인 지원자들은 모두 면접·시험 점수 등이 조작돼 최종 합격했다.


다음 공판기일은 7월 3일에 열릴 예정이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