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트럼프, 이란 공습 승인한 뒤 갑자기 취소
2019.06.21 14:11
수정 : 2019.06.21 14:14기사원문
지난 2017년과 2018년에 시리아에 미사일 폭격을 퍼부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이란 공습을 지시했으나 갑작스레 이를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공습을 취소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으며 백악관 내부에서는 무인기 격추사건 대응을 둘러싸고 격론이 벌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안보 보좌진들과 여야 의회 지도부를 불러 모아 회의를 열고 격론을 주고받았고 이란에 대한 공습을 승인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정부는 지난 2017년 4월에 시리아 정부군이 내전에서 민간인을 상대로 화학무기를 사용하자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59발을 발사해 시리아를 공격했다. 미군은 이듬해에도 시리아 정부군의 화학무기 시설을 목표로 105발의 미사일을 쏘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 이란군이 호르무즈 해협 근처에서 미군의 무인정찰기인 'RQ-4 글로벌호크' 1대를 격추시키자 자신의 트위터에 "이란은 아주 큰 실수를 했다"고 적었다. 미국측은 해당 무인기가 국제 공역을 비행 중이었다고 강조했으나 이란측은 미국 무인기가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서 이륙해 스텔스 모드로 이란 영공을 침입했으며 이에 지대공 미사일로 대응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트럼프 정부의 이란 핵합의 탈퇴 및 이란 제재 복원 이후 악화되고 있는 양국 관계는 지난달과 이달 호르무즈 해협에서 미국이 이란의 소행이라고 주장하는 유조선 피격 사건이 이어지면서 최악으로 치달은 상태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 시리아 공습과 달리 막판에 마음을 바꾼 것을 두고 트럼프 정부 내에 이란 해법에 대한 의견이 나뉘어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관계자에 의하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지나 헤스펠 중앙정보국(CIA)국장은 이번 공습에 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미 국방부 고위 관료들은 공습이 진행되면 지역 내 갈등을 걷잡을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 또한 이날 회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이란군의 지휘 아래 있는 누군가가 큰 실수를 했다고 생각한다"며 일단 이란 정부 전체에 대한 비난은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