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사우디 손잡고 블루오션 열 기회다

      2019.06.26 17:14   수정 : 2019.06.26 17:14기사원문
'사우디아라비아의 최고 실세'로 알려진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26일 문재인 대통령과 회담했다. 특히 그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국내 4대 그룹 총수들도 참석한 청와대 오찬에서 각별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사우디의 산업구조를 최첨단화하려는 야심찬 '비전 2030'을 발표한 주역이기 때문이다.

정부도, 경제계도 그의 방한으로 열릴 새로운 기회를 놓치지 않길 바란다.

사우디의 '비전 2030'은 석유산업에서 정보통신기술(ICT) 등 첨단분야로 산업구조를 바꾸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렇다면 석유화학과 건설 중심의 한·사우디 경협을 한 차원 업그레이드할 호기다. 원전과 친환경자동차 등 미래산업과 보건·의료·국방 등 공공서비스 분야로 협력을 확대하면서다. 양국의 비교우위를 감안하면 헛된 기대도 아니다. 빈 살만 왕세자의 관심이 큰 5G통신과 인공지능(AI) 분야도 사우디 자본과 삼성·LG의 기술이 결합하면 양측 모두에 블루오션이 될 법하다.

사우디는 한국의 주요 원유공급원이자 중동 최대 경협대상국이다. 그러나 교역량에 비해 직접투자 비중은 작다. 그래서 사우디의 세계 최대 석유회사인 아람코가 이날 준공식을 가진 에쓰오일 복합석유화학시설에 약 60억달러를 추가 투자한다니 다행이다. 문 대통령과 빈 살만 왕세자가 83억달러 규모의 경협 관련 양해각서에 서명했다는 소식도 청신호다. 대규모 사우디 자본을 유치할 마중물이 생긴 셈이다.

4차 산업혁명기의 신수종 산업은 모두 에너지 다소비형 특성을 갖고 있다. 그런 맥락에서 사우디는 우리의 원군이다. 방한한 아람코의 아민 나세르 회장이 "수소는 원유로부터 추출할 수 있다"며 현대차에 수소차 협업을 제안했다니 일단 반길 일이다. 다만 이는 수소경제가 추구해야 할 '탄소 제로'라는 가치와는 상충된다. 우리가 막연히 빈 살만발(發) 신(新)중동 특수를 기대하기 전에 합리적 에너지 수급이라는 큰 그림부터 그려야 할 이유다.


그런 맥락에서 성급한 탈원전 드라이브로 제 발등을 찍어선 곤란하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바라카에 한국형 원자력발전소 4기를 지어주고도 최근 단독정비 수주를 놓치지 않았나. 몇 달 전 산업통상자원부는 22조원 규모인 국내 원전 해체산업에 주력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사우디가 지으려는 원전 16기를 수주했을 때의 수익규모에 비해 조족지혈이다. 우리가 이미 기술적 우위를 확보한 차세대 원전을 포기하는 것은 황금어장을 놔두고 외진 곳에서 낚싯대를 드리우는 꼴임을 유념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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