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 전 사라진 도연아, 어떻게든 다시 꼭 만나자"

      2019.07.01 18:48   수정 : 2019.07.01 18:48기사원문
"어디에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적응 잘하고 살고 있었으면 좋겠어요. 죽을 때까지 하나의 행운만 있다면, 어떻게든 도연이를 만나는 겁니다."

박인숙씨(59)는 18년이 지난 지금도 첫째 아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묻는 질문에 떨리는 목소리로 답했다. "이제는 도연이 이야기를 해도 금방 (심정이) 제자리에 돌아온다"고는 말했지만, 평생의 한이 지워질 리는 없었다.



1일 경찰청과 실종아동전문기관 등에 따르면 김도연씨(34·실종 당시 16세)는 2001년 1월 29일 경북 경주시 보문단지 수련회를 갔다가 실종됐다. 지적장애 1급인 김씨가 공립특수학교 학생 15명과 함께 사회적응훈련 프로그램에 참석했다가 숙소에서 사라졌다는 것이다.
당시 인솔교사는 17명으로, 아동들은 일대일로 관리를 받았으나 김씨의 실종은 막지 못했다.

박씨는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교사들이 아이들을 두고 자기들끼리 티타임을 가졌다고 하더라"며 "도연이는 1층과 2층 사이 계단참에 방치했다더라. 어떻게 그럴 수 있나"라고 분개했다. 그러면서 "도연이가 로비로 나온 직후 숙소 직원이 혼자 있는 도연이를 목격했는데, 일반인이라고 생각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학교 측에서 장애아동 입소 사실을 숙소에 당부했다면 바로 찾았을 것"이라고 당시를 기억했다.

박씨의 삶은 이후 무너졌다. 박씨는 전국 장애인시설, 정신병원 등 300여곳을 혼자 찾아갔고, 1700여개 비인가 시설에는 일일이 실종 전단지를 발송했다. 생계에 부담도 갔다. 남은 두 자녀를 제대로 돌보지 못한 것도 안타까운 일이라고 박씨는 전했다.


이후 박씨는 실종아동 부모들과 함께 2005년 통과된 실종아동법에 장애아를 포함시키는 데 힘쓰며 제도적 문제도 지적했다. 그는 "실종아동이 생기면 가족 모두의 마음이 무너진다"며 "특히 크는 아이들의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상담이 절실히 필요하다.
이를 위해 실종아동 가족의 상담비 지원 관련법을 호소해 지원안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bhoon@fnnews.com 이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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