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기사병에게 대소변을 얼굴에' 엽기가혹 행각..軍 기강해이 논란

      2019.07.02 16:20   수정 : 2019.07.02 16:20기사원문
정경두 국방부장관은 2일 최근 있었던 육군 일병의 동기사병 학대 사건과 관련, 국방부 법무관리관실과 육군본부에 엄중하게 조사해 의법 조치할 것을 지시했다.

전날 육군에 따르면, 동기사병에게 엽기적인 가혹행위를 한 혐의로 강원도 화천 소재 육군 7사단 소속 A일병이 군 헌병대에 구속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A일병은 지난 4월 초 같은 부대 동기인 B일병과 '친목 도모'를 사유로 외박을 허가받고, 화천 읍내의 한 모텔에 들어가 B일병에게 폭언과 폭행을 한 혐의로 구속됐다.



군 수사당국 관계자는 B일병으로부터 "A일병이 대소변을 얼굴에 바르거나 입에 넣도록 강요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이들과 같은 부대 소속의 일병 2명도 폭언과 폭행 등 가혹행위에 합세한 것으로 드러났다.


육군 관계자는 "소속 부대는 부대 정밀진단 중에 사건을 인지한 후 사안의 심각성을 고려해 헌병에 수사를 의뢰해 1명은 구속했고, 2명은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수사 결과에 따라 법과 규정에 의거해 엄정하게 처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야전부대의 한 간부는 "동기생활관 제도가 자리 잡으면서 대부분 병사들이 병영생활에 만족하지만, 동기간 괴롭힘 문제는 오히려 심각해졌다"고 밝혔다. 이 간부는 "군에서 발생하는 따돌림, 폭행 문제가 학창시절 동급생끼리 서열을 나눠 괴롭히고 특정인을 따돌림시키던 행태와 다를 바 없다"면서 "오히려 선후임이 함께 생활할 때는 위계에 따라 암묵적으로 지키던 병영생활질서가 동기생활관 제도 시행 이후 깨진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1일에는 서울 모 공군부대 안에서 하사 2명이 난투극을 벌여 군 헌병대가 조사 중이다.

공군 측은 "지난 1일 오후 서울 소재 방공유도탄포대 내에서 소속 부사관 2명이 상호 폭행해 현재 부대에서 자세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두 사람 모두 중상은 아니며, 부대 인근 병원에서 치료 후 부대로 복귀해 현재 상호분리돼 있다"고 말했다.

사건 목격자는 한 부사관이 다른 부사관을 향해 커터칼을 휘둘렀다고 전했지만, 두 사람의 구체적인 진술은 엇갈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저희는 어떤 상황에서도 군기강 해이에 대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며 "이와 관련돼서 개별적인 사안에 대해서도 엄중하게 처리하고 또 재발방지를 위한 여러가지 방안들에 대해서 고심하고 있고, 마련중임을 다시 한번 밝혀드린다"고 말했다.

ju0@fnnews.com 김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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