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위원 불참 속… 노동계 "최저임금 19.8% 올려 1만원"
2019.07.02 18:00
수정 : 2019.07.02 18:00기사원문
최저임금위가 사용자위원 전원 불참으로 파행을 거듭하는 가운데 이날 열린 7차 전원회의에서 노동계는 내년도 최저임금 최초 요구안으로 시급 기준 1만원을 제출했다.
근로자위원은 이날 요구안에서 "저임금노동자 임금수준이 아직까지 상대적으로 매우 낮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고, 임금격차 완화를 위해 전체 노동자 임금상승률보다 높은 저임금노동자의 임금수준 향상이 요구된다는 점에서 2020년 최저임금 역시 상당한 폭의 인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최저임금 제도의 근본 취지인 저임금노동자의 생활안정과 양극화 해소를 위한 적정 시급은 1만원"이라며 "1만원은 비혼단신 노동자 및 1인가구의 생계비 수준으로 복수의 소득원이 있는 가구 실태를 고려하더라도 가구 생계비의 80~90%를 충족시킬 수 있는 정도"라고 설명했다.
최저임금위 노동자위원은 '최저임금 1만원 실현 대기업 비용부담과 경제민주화 제도개선을 위한 노동계 공동요구안'을 최임위에 제출했다.
노동계는 이날 전원회의 시작 전 모두발언에서 근로자위원의 잇단 불참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근로자위원인 백석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사무총장은 "최저임금위원회법상 한쪽이 2차례 이상 무단 불참할 경우는 의결이 가능한 것을 알면서 참여하지 않은 것은 굉장히 무시당했다는 느낌"이라며 "불참한다고 해서 최저임금 수준에 영향을 주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사용자위원들의 전원회의 불참이 업종별 차등적용 등 주요 의제를 노동계에 내줬다는 점을 부각하면서 내년도 최저임금 수준 논의에서 유리한 입장을 차지하려는 포석이 아니냐는 관측에 대해 선을 긋는 것으로 풀이된다.
사용자위원들은 지난달 26일 제5차 전원회의에서 업종별 차등적용 안건 부결 등에 반발해 집단퇴장한 데 이어 27일 6차 전원회의에도 불참했다. 이날 사용자위원 간사인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와 이태희 중소기업중앙회 스마트일자리본부장 등 2명은 전원회의 직전 정부세종청사에서 공익위원들을 만나 경영계 입장을 전달했으나 회의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박준식 최저임금위원장도 "(사용자위원의 참여 없이) 최저임금 수준 논의를 시작하는 것이 다소 부담스럽다"면서도 "정부가 8월 5일까지 최저임금을 고시할 수 있도록 주어진 권한과 범위 안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노동계는 이날 세가지 요구안을 제출하며 "이번주 안으로 내년도 최저임금에 대한 결론을 냈으면 한다"고 말했다.
최저임금법 17조에 따르면 노동자위원이나 사용자위원이 2회 이상 출석요구를 받고도 정당한 이유 없이 출석하지 않을 경우 어느 한쪽이 참여하지 않더라도 재적위원의 과반 참석과 과반 찬성으로 최저임금 의결이 가능하다. 즉 사용자위원들의 두번 이상 불참으로 공익위원과 근로자위원만으로 의결이 가능하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