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2공항 예정지 멸종위기종 1급 ‘비바리뱀’ 서식
2019.07.03 14:45
수정 : 2019.07.03 15:19기사원문
[제주=좌승훈 기자] 국토교통부가 시행한 제주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결과, 계획지구 주변에 비바리뱀(Sibynophis collaris)을 포함해 멸종위기종과 천연기념물 다수가 분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토부는 3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제2공항 건설사업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을 공개했다.
용역 결과 식물상은 75과 201분류군이 분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양서·파충류 가운데는 멸종위기종 1급인 비바리뱀이 계획지구 인근에 서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바리뱀은 1981년 한라산 성판악 사라오름 부근에서 처음 발견됐다. 제주도에서만 서식하는 개체수가 매우 적은 희귀종으로 알려져 있다.
비바리뱀과 함께 인근 철새도래지에서 저어새·큰기러기·물수리·황조롱이 등 4종의 법정보호종이 확인됐다.
다만 제2공항 건설사업이 예정지 주변 용암동굴에 미치는 영향은 없을 것이란 조사 결과가 제시됐다.
용역진은 제2공항 예정지 내 문화재적·경관적·학술적 가치가 있는 동굴의 분포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용역진은 현장 육안조사를 통해 지표상에서 용암동굴이 분포할 가능성이 있는 109개 지점에서 동굴지질을 조사했다. 하지만 동굴 입구를 직접 확인하지 못했으며, 도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형태의 동굴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설명했다.
또 천연기념물인 수산동굴을 비롯해 공젱이굴·모남굴·신방굴·서궁굴 등 기존 동굴 10곳에 대해 조사를 했지만 사업 시행에 따른 영향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덧붙였다. 특히 환경단체에서 훼손 가능성을 지적해온 수산동굴의 경우 거리상 예정지와 1km가 넘어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봤다.
하지만 환경단체를 비롯해 제2공항 반대 단체에선 방법론적인 면에서 이번 조사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한편 국토부는 전략환경영향평가 초안에 대해 오는 26일까지 서귀포시 성산읍사무소 내 특별지원사무소와 제주시 구좌읍사무소 2곳에서 공람을 진행하고, 주민의견을 접수받는다고 밝혔다. 초안 공람에 따른 주민설명회는 오는 11일 오후 3시 성산읍 성산국민체육센터에서 마련될 예정이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