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신 없는 살인사건’ 고유정 재판…계획적 vs 우발적 ‘쟁점’

      2019.07.23 16:43   수정 : 2019.07.23 16:52기사원문

[제주=좌승훈 기자]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재판장 정봉기 부장판사)는 23일 오전 201호 법정에서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다. 전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해 은닉한 혐의로 구속된 고유정(38) 측 국선변호인과 제주지방검찰청 검사 2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공판준비기일에서 고유정 측은 계획범행을 부인하며 우발적 범행을 주장했다.

공판준비기일은 검찰과 변호인이 정식 재판 전 쟁점을 정리하는 자리로, 검찰과 변호인 측 모두 진술과 쟁점 정리, 입증계획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피고인의 출석 의무는 없다.

이에 따라 고유정은 사전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고 이날 재판에 참석하지 않았다.

검찰은 모두 진술을 통해 이혼과정에 피해자에게 형성된 왜곡된 적개심과 아들에 대한 비현실적 집착 등이 고유정의 범행 동기로 봤다.
검찰은 피해자의 DNA가 검출된 사체 훼손 도구 등을 추가 증거로 제출하는 한편 고유정이 고도의 평정심을 가진 점과 고유정과 전 남편의 휴대전화 문자 내역 등을 토대로 우발적인 범행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범행 전 인터넷을 통해 범행도구를 사전에 검색하고 범행장소를 물색한 점 등도 계획범행의 근거로 제시했다.


고유정 측 변호인은 살인과 사체손괴·은닉 혐의는 인정한다면서도 “피고인은 수박을 써는 과정에서 전 남편이 성폭행을 시도하자 우발적으로 살해하게 된 것”이라며 ‘사전에 계획한 범죄’라는 검찰 주장을 부인했다.

재판부는 이에 대해 “다음 공판기일에는 범행 전 살인을 준비하는 듯한 단어를 검색하는 등 피고인의 우발적 범행 주장과 배치된 행위에 대한 정확한 설명을 해야 할 것”이라고 고유정 변호인 측에게 요구했다.

고유정의 정식 공판기일은 오는 8월 12일 오전 10시로 잡혔으며, 가족과 보도진의 자리를 제외하고는 자유롭게 방청할 수 있다. 공판준비기일이 아닌 정식 공판에는 고유정이 법정에 출석한다.

앞서 제주지법은 국민적 공분을 일으킨 이번 사건에 대한 방청 열기가 뜨거울 것을 감안해 방청권을 선착순 배부키로 결정했다. 방청석은 입석 10석을 포함해 총 77석이다.


방청석 배부는 이날 오전 9시30분부터 제주지법 제201호 법정 앞에서 진행됐다.

한편 피해자 시신은 사전이 발생한지 두달이 다 되도록 아직도 오리무중이다.
범행 직후 고유정의 동선인 제주·김포·인천 등지에서 발견된 뼈 추정 물체는 모두 동물뼈인 것으로 판명됐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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