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시위 참여자들은 ‘상XX들’”...수업 중 막말 일삼은 교사
2019.08.05 08:24
수정 : 2019.08.05 08:24기사원문
수업시간에 저속한 표현을 내뱉거나 촛불집회 참여자들을 비하하는 등 부적절한 수업 태도로 파면 처분을 받은 교사가 법원에 불복 소송을 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장낙원 부장판사) 전 고등학교 교사 A씨가 교원소청심사위원회를 상대로 "파면 처분을 취소해 달라"고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수업 시간에 음란·비하 표현
고등학교 교사이던 A씨는 학생들에게 부적절한 발언을 일삼고, 불성실한 수업 진행 등의 이유로 2017년 1월 파면 처분을 받았다.
이에 A씨는 자신의 비위가 파면당할 정도는 아니라며 소송을 냈다.
법원은 A씨에 대한 파면 처분은 재량권 범위 내에서 이뤄져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재판 과정에서 인정된 A씨의 징계 사유를 보면 그는 수업 시간 중에 “나는 와이프랑 같이 야동을 본다”고 말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A씨가 학생들에게 빌려준 업무용 노트북에는 음란물 영상들이 발견됐다.
A씨는 또 세월호 참사를 다룬 책들에 대해 “다 돈벌이를 위한 것”이라며 “어차피 시간이 지나면 잊힐 일”이라고 폄훼하는 한편, 2016년 ‘박근혜 대통령 퇴진운동’ 촛불집회에 참여한 사람들을 지목해 “XX 중에 상XX들”이라며 비하하기도 했다. 수행평가를 중도 포기한 한 학생에게 평소 수업 태도가 좋았다는 이유로 고득점을 줘 차별대우 의혹도 불러일으켰다.
이외에도 A씨는 수업에 자주 지각했고, 학생들을 가르치지 않은 채 통화를 하거나 임의로 자유시간을 부여해 학생들을 방치하기도 했다. 또 시험 전 학생들에게 미리 서술형 문제와 답안을 알려줬다.
A씨는 이 같은 징계 사유들에 대해 “학생이 야동을 보냐고 묻기에 대답했다” “학생들이 노트북의 사적인 부분까지 몰래 훔쳐보다가 음란물을 발견했다” “학생 다수가 수업에 전혀 관심이 없다” 등으로 변명했다. 심지어 그는 징계를 피하고자 학생들에게 ‘시험 힌트’를 빌미로 자신에게 유리한 내용의 설문지 작성을 요구하거나 자신을 모르는 사람의 사인이 적힌 탄원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교사·공교육 신뢰 저하..파면 정당"
재판부는 “A씨의 비위행위는 정도가 심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에 해당해 파면의 징계처분이 가능하고, 그 외에도 다수의 징계 사유가 존재한다”고 판단했다.
교사로서의 본분을 지키지 않은 채 수업을 소홀히 하고, 시험문제를 사전에 유출한 데다 수행평가를 공정히 진행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재판부는 “A씨의 발언을 정치적 발언으로 느껴 거북하다고 느꼈다거나 시위 참여자들을 ‘상XX’이라고 비하하고, 시위에 참여하는 행위를 ‘다 쓸데없고 한심한 짓’으로 비하하는 말에 불쾌감을 느낀 학생들이 있었다는 점을 인정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A씨는 업무용 노트북에 음란물을 보관하거나 학생들에게 성적 수치심을 불러일으키는 발언을 했다”며 “다른 사람을 비하하고 정제되지 못한 표현을 사용하는 등 학생들에게 모범을 보이지도 못했다”고 비판했다.
재판부는 A씨의 행위에 대해 “교사 개인과 학교, 나아가 공교육에 대한 신뢰를 저하한 책임을 엄히 묻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해 파면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를 취소해달라는 A씨의 청구를 받아들일 순 없다고 판시했다.
fnljs@fnnews.com 이진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