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항선 바라보며 라면 한 젓가락 후루룩… 이게 '진짜 부산'

      2019.08.26 18:07   수정 : 2019.08.26 18:07기사원문
핑크빛 낙조가 아름다운 다대포해수욕장에서 공구상가가 환골탈태한 전포동 카페거리, 멀어져가는 외항선이 아련한 영도 흰여울마을까지. 부산 시민들은 부산의 매력이 가장 잘 묻어나는 장소로 어디를 꼽을까.

부산연구원(BDI)은 지난 7월 23일부터 8월 16일까지 진행한 '101가지 부산을 사랑하고 즐기는 법' 시민발굴단 공모 및 장소 추천 이벤트 결과 시민발굴단 30명을 선정하고, 부산 매력장소 691건을 접수했다고 26일 밝혔다.

BDI가 부산시, 부산관광공사, 인저리타임과 함께 주최한 이번 공모는 시민들이 직접 부산의 정체성을 잘 드러내는 매력적인 장소를 발굴하고 이를 관광상품화하기 위해 추진됐다.

공모 결과 건축물, 예술·문화, 인물·역사, 골목·마을공동체, 쇼핑·숙박, 맛집, 카페, 체험, 관광명소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기존에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부산에서만 체험하고 즐길 수 있는 시민들의 추천 장소가 접수됐다.



건축물의 경우 모래섬에서 미술관으로 변신한 부산현대미술관에서의 낙조 구경하기, 태종대 태종사에 만발한 수국과 사찰의 묘한 조화로움 즐기기, 건축물 '비꼴로'의 좁은 공간이 마음을 넓혀주는 체험 하기, 베네딕도수녀원에서 하얀 건축물의 복도에 비치는 햇살을 받으며 이해인 수녀의 시낭송 듣기 등의 아이템이 나왔다.

예술·문화 분야에서는 해양박물관 도서관에서 대양을 바라보며 해양도서 읽기, F1063에서 폐공장과 예술의 접목 경험하기, 수영장에서 복합문화공간으로 변신한 영도 '젬스톤'에서 소소한 문화행사 즐기기, 사상인디스테이션에서 독립문화 행사를 담는 컨테이너의 변신 경험하기 등이 제시됐다.


인물·역사 아이템으로는 고 이태석 신부 생가에서 삶과 봉사의 가치 되돌아보기, 이바구길 168계단을 걸으며 6·25전쟁 피란민의 고단했던 삶 느끼기, 비석마을에서 죽은 자의 비석을 딛고 사는 산 자의 애환 생각하기, 우암동 소막마을에서 소가 누운 곳에 사람이 누울 수밖에 없었던 피란민 주거생활 체험하기 등이 꼽혔다.

골목·마을공동체 분야에서는 감천문화마을에서 어린왕자 조각과 사진 찍기, 공구상가가 환골탈태한 전포동 카페거리에서 청춘의 열기 체험하기, 천마산 에코하우스 산복도로 옥상달빛 극장에서 부산항 내려다보며 야외 영화감상 즐기기, 영도 흰여울마을 구멍가게에서 끓인 라면 먹으며 멀어져가는 외항선 바라보기 등이 인기를 모았다.


시민들은 이외에도 부산 곳곳의 쇼핑, 맛집, 카페 등 찾아갈 만한 명소와 원 아시아 페스티벌, 북극곰 수영대회 등 즐길거리를 다양하게 추천했다.

BDI는 이벤트를 통해 시민들이 추천한 장소, 시민발굴단이 현장 활동을 통해 발굴한 장소, 전문가들이 꼽는 장소 등을 종합해 부산을 사랑하고 즐기는 101가지 장소를 최종 선정할 계획이다.


김형균 BDI 부산학연구센터장은 "세계 유수 도시들이 도시의 특색으로 경관물을 내세우지만 이번 프로젝트처럼 시민참여형으로 도시의 장소 경험을 집대성하는 것은 부산관광 활성화의 새로운 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defrost@fnnews.com 노동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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