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제재 풀기 전에 美와 대화 안 해" 트럼프 대화 제의 '찬바람'

      2019.08.27 16:41   수정 : 2019.08.27 16:41기사원문


이란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화 제의에도 불구하고 우선 미국이 제재를 풀지 않으면 응하지 않겠다고 못을 박았다. 이로써 양자간 정상회담은 중재를 주선한 프랑스측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당분간은 어려울 전망이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일간지인 더내셔널에 따르면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국영 TV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수도 테헤란에서 열린 순교자 추도 행사에 참석한 그는 "미국이 먼저 이란에 대한 모든 불법·부당하며 잘못된 제재를 해제해야 한다"며 "이것이 미국이 (대화를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이란은 핵무기를 원한 적이 한 번도 없다"면서도 "국익이 충족되지 않는다면 핵합의 이행 범위를 계속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프랑스 비아리츠에서 주요7개국(G7) 정상회의를 마치며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이란과 대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는 로하니 대통령이 (나와) 만나 상황을 해결하길 원한다는 좋은 느낌이 든다. 이란은 (제재로 인해) 많이 피해를 입었다" 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만약 상황이 괜찮다면 나는 확실히 (대화에) 동의할 것"이라면서도 만약 이란이 최근 불거진 걸프 해역 인근의 긴장을 악화 시킬 경우 "진정으로 대단한 위력에 휩쓸리게 될 것이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현재 진행 중인 이란 제재를 완화할 생각이 없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이란 핵합의에서 탈퇴하고 제재를 복원한 트럼프 대통령이 그나마 대화 제의에 나선 것은 핵합의를 유지시키려는 마크롱 대통령의 노력 덕분이었다. 그는 23일 무함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을 파리에서 만났고 G7 회의가 진행 중인 비아리츠에도 그를 초대해 다른 유럽 관계자들과 함께 핵합의 이행 방안을 논의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동시에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자리프 장관이 비아리츠에 온 것을 알고 있다며 "우리는 이란을 재차 풍요롭게 만들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그들이 원한다면 이란이 풍요로워지고 잘 하도록 하게 하자"고 설명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26일 기자회견에서 "나는 앞으로 몇 주안에 로하니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간의 정상회담을 이룰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로하니 대통령은 같은날 발표에서 "누군가와 만나 이란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주저하지 않겠다"라고 밝혔으나 하루 만에 입장을 수정했다.

현 상황만 본다면 비록 두 정상이 다음달 유엔 총회에서 마주칠 예정이나 정상회담을 열기는 어렵다.
특히 이란의 경우 결국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가 최종 결정권을 쥐고 있고 대미 강경파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동시에 미국내 이란 강경파도 탐탁지 않은 분위기다.
과거 조지 W. 부시 정권에서 백악관 대변인을 지낸 애리 플라이셔는 26일 폭스뉴스를 통해 현 시점에서 정상회담을 열어봤자 정국이 불안해질 뿐만 아니라 시기상조라고 주장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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