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투자자들, 美상업용부동산 '7년만에 순매도' 왜?
2019.08.31 22:53
수정 : 2019.08.31 22:53기사원문
올해 상반기 미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경고등이 켜졌다. 2012년 이후 처음으로 해외 투자자들의 총매도액이 총매입액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30일(현지시간) CNBC와 CNN에 따르면 부동산정보 분석업체인 리얼캐피털애널리틱스는 최근 발표한 '미국 국경간 투자 개요' 보고서에서 올해 상반기 해외 투자자들이 미국 상업용 부동산에 대해 7년만에 처음으로 순매도자로 돌아섰다고 밝혔다.
이 기간 해외 투자자들의 총 매입액은 213억달러, 총 매도액은 이보다 1억달러 더 많은 214억달러로 집계됐다. 매입액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40% 이상 줄어든 것이다.
해외 투자자들의 미국 상업용 부동산 투자 붐이 역대 최고 수준에 가까울 정도로 뜨거웠던 지난해와는 완전히 반대되는 모습이다.
보고서 작성을 주도한 짐 코스텔로 리얼캐피털애널리틱스 부사장은 "(미국 상업용 부동산의) 가격이 사상 최고 수준인 반면 자본환원율(cap rate·자산가치 대비 임대료 비율)은 사상 최저이기 때문에 투자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수익 기회가 몇년 전 같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부동산 서비스회사 CBRE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미국 산업·물류 부동산의 평균 자본환원율은 전분기 대비 0.05%포인트 하락한 6.27%로 사상 최저다.
공동주택 역시 마찬가지다. 올해 상반기 도시 지역 공동주택의 평균 자본환원율은 5.20%, 지방 공동주택의 경우 평균 5.49%로 역사상 가장 낮은 수준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2·4분기 해외 투자자들의 미국 상업용 부동산 매수건수가 1년 전에 비해 37% 감소했다. 코스텔로 부사장은 이에 대해 "올해 하반기에 블랙스톤의 GLP 매입이 마무리되면 해외 투자자들의 미국 상업용 부동산 순 매도액은 막대한 수치를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세계 최대 사모펀드사인 블랙스톤은 싱가포르 최대물류기업 GLP(Global Logistic Properties)의 미국 창고 포트폴리오를 187억달러에 매입키로 했다고 지난 6월 초 발표한 바 있다. 민간 기업의 부동산 거래로는 사상 최대 규모였다.
보고서는 해외 투자자들이 순매도자로 돌아선 이유에 대해 "미국 시장에서 벗어나려는 것이라기 보다는 그들이 원하는 가격대의 거래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해석했다.
CNBC 역시"투자자들은 여전히 활발하지만 환율, 금리변동, 시장 등 모든 리스크에 대해 헤지하기가 더 어려워지고 있어 문제"라고 설명했다.
올해 상반기 해외 투자자들의 미국 상업용 부동산 매각 현상은 특정 국가에서가 아닌 전세계적으로 나타났다.
이 중 미 달러기준으로 싱가포르 투자자들의 투자규모가 1년 전 대비 55%, 중국 투자자들은 74% 급감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중국 투자자들은 중국 정부의 해외투자 규제 강화로 인해 미국 상업용 부동산 투자액 순위가 꾸준히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2017년 3위, 2018년 4위에서 올해 9위로 밀려났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