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시위 '동맹휴학·총파업·장기화' 위기국면 진입
2019.09.02 15:29
수정 : 2019.09.02 15:29기사원문
【베이징=조창원 특파원】'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가 동맹휴학과 총파업으로 확산되고 있다.
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명보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200여 개 중고등학교, 1만여 명의 학생이 참여하는 송환법 반대 동맹휴학과 21개 업종이 참여하는 총파업이 본격화됐다. 홍콩 시위가 장기화, 총파업, 동맹휴학으로 강화된 데다 반중 시위 성격이 심화되면서 중국 본토에서 무력 투입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동맹휴업에 총파업까지
신학기가 시작되면서 학생들의 시위 참여가 집단화되는 양상이다.
특히 학생들의 참여가 본격화되면서 시위참여 연령대도 젊은층으로 확산될 조짐이다.
이날 홍콩섬 동쪽 끝의 차이완 지역에 위치한 사이케이완 공립학교 등 3개 학교의 재학생과 졸업생 등 500여 명은 이날 오전 7시부터 손에 손을 잡고 수백 미터 길이의 인간 띠를 만들었다. 쌈써이포 지역 중등학교 잉와서원에서는 50여 명의 학생이 '광복홍콩 시대혁명' 등의 구호를 외치며 시위했다. 이날 첫 학생중심의 시위는 3일부터 전면적인 동맹휴학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홍콩 중고등학생들 외에 홍콩 내 10개 대학 학생회도 이 날부터 2주간 동맹휴학을 단행했다.
이들은 ▲송환법 완전 철폐 ▲경찰 강경 진압에 관한 독립적 조사 ▲시위대 '폭도' 규정 철회 ▲체포된 시위대의 조건 없는 석방 및 불기소 ▲행정장관 직선제 실시 등 위대의 5대 요구 사항을 내걸었다. 13일까지 정부가 5대 요구 사항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무기한 동맹휴학을 계획중이다.
의료, 항공, 건축, 금융, 사회복지 등 21개 업종 종사자들도 2일부터 이틀간 총파업에 돌입했다.
■블랙홀 홍콩에 中정부 무력투입 고심
중국의 시위대 압박이 고조될수록 시위대의 응집과 확장세는 오히려 더욱 강화되는 양상이다. 더구나 주말 시위를 통해 세를 과시해오던 방식에서 벗어나 주중 동맹휴업과 총파업으로 상시화되면서 홍콩 문제가 겉잡을 수 없는 혼돈으로 빠져들고 있다.
홍콩 시위대 확산열기에 대응하는 중국 지도부의 대처 방안은 대략 두 가지로 추정된다.
우선, 본토의 무력 투입을 자제하면서 홍콩 특구 정부를 통해 대대적인 시위자 검거 작전과 회유 작업으로 사태르 ㄹ관리하는 데 주력할 것이란 관측이다. 중국 정부는 이미 수천 명의 무장 경찰을 선전에 배치해 진압 훈련 모습을 공개하면서 홍콩 시위대를 겨냥한 무력진압 가능성을 압박해왔다. 그럼에도 무력투입을 통한 유혈 사태가 벌어질 경우 국제사회에 '제2의 톈안먼 민주화 운동'으로 비춰질 수 있어 중국 지도부가 마지막까지 고심중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홍콩 사태가 통제 수준을 벗어날 경우 ' 덩샤오핑 어록'과 '홍콩 기본법' 및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 수호 등 명분을 내세워 전격적인 무력 투입을 선택할 가능성도 있다. 무력 개입이 단행될 경우 예상 시점은 중국 국경절인 10월1일 이전이 거론된다.
이와 관련,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2일 온라인에 올린 논평에서 "폭도들의 최종 목적은 홍콩 사회를 마비시키고, 홍콩특별행정구 정부를 전복하며, 홍콩에 대한 중앙의 전면적인 통치권에 도전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 매체는 이어 "인내에는 한계가 있다"면서 "폭도들에게 인정사정없이 법률을 무기로 엄정하게 법 집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jjack3@fnnews.com 조창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