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메이너드 BDA파트너스 회장 "한국, 올해 아웃바운드 M&A 원년될 것"
2019.09.02 16:53
수정 : 2019.09.02 16:53기사원문
인바운드(국내자산의 해외매각) 중심의 한국 크로스보더(국경간 거래) M&A시장이 해외자산의 적극적 인수를 통한 성장 및 시너지 창출으로 전환하고 있다는 시각이다.
■韓 크로스보더 M&A "해외 확장 가속"
메이너드 회장은 2일 파이낸셜뉴스와 만나 "아직 인바운드에 더 집중돼 있고, 아웃바운드는 상대적으로 초기 단계로 판단되지만 최근 M&A시장에서 아웃바운드 M&A 동향이 다각도로 관측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SJL파트너스, KCC, 원익QnC가 참여한 미국 특수소재기업 모멘티브퍼포먼스머티리얼즈에 대한 M&A가 대표적이다. 29억달러(3조3190억원) 규모로 중국 등 7개 해외 경쟁당국으로부터 기업결합 승인을 받기도 했다. CJ제일제당은 지난 2월 미국 냉동식품 가공업체인 쉬완스컴퍼니 지분 70%를 취득했다. 직접 지분취득 9600억원, 인수금융 5600억원으로 약 1조5000억원 규모다.
메이너드 회장은 "장기적으로 볼때 해외 선진 금융시장과 같이 해외자산에 대한 적극적 인수가 가속화될 것"이라며 "3세대로 볼 수 있는 한국 크로스보더 M&A시장이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아직은 인바운드에 집중돼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대기업을 위시한 전략적투자자(SI)가 비핵심자산의 해외 유동화를 통해 효율화 및 신규투자 재원을 마련하고 있어서다. 재무적투자자(FI)도 해외 투자자를 상대로 한 엑시트(투자금 회수)에 적극 앞장서고 있다.
그는 "PEF의 경우 국내 또는 일부 인바운드 중심 자문에 치중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최근 BDA파트너스의 자문 사례를 보면 국내 PEF가 해외자산 인수를 통해 포트폴리오 간의 시너지 창출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며 "해외 PEF도 크로스보더 추가 인수전략의 일환으로 한국자산을 검토 중이어서 국내 시장에서도 높은 잠재력이 존재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중형 M&A 성공경험 쌓아야
메이너드 회장은 한국 크로스보더 M&A 활성화를 위해 중형(1000억~3000억원) 규모의 M&A를 중심으로 성공 경험을 축적할 것을 조언했다. 역량 내재화를 위한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낮은 딜(거래)을 통해 경험 쌓기가 중요하다는 얘기다.
그는 "사업적 시너지가 확실하게 존재하는 기회를 엄선해 역량을 쌓고, 이를 기반으로 대형 크로스보더 M&A로 영역을 확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복잡한 PMI(인수 후 통합), 예상치 못한 규제, 업황 변동 등으로 업계 내 전반적인 부정적인 분위기가 형성돼 크로스보더 M&A를 회피하는 상황에서 최우선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세컨더리(Secondary·사모펀드간 거래) 활성화도 크로스보더 M&A 활성화를 위한 포인트다. 세컨더리 딜은 매각을 전제로 한 자산인 만큼 인수대상 물색과 설득 등 매각인수 초기 노력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이유다. 인수 성공 후 높아진 시장 이해도를 기반으로 지속적으로 덩치를 키우거나 인수 검토과정에서 다른 자산을 발굴할 수도 있다.
메이너드 회장은 "해외의 경우 PEF 등 FI들 사이에 포트폴리오 자산 매각이 5~6회 이상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경우가 여럿 있다"며 "투자대상 기업이 생애주기상 장기적으로 성장 가능한 자산이라는 판단이 설 경우 투자시점에서 성장잠재력을 객관적으로 판단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펀드 인수자가 신규로 가치를 창출 할 수 있는 기회가 다양하다"고 분석했다.
환율 변동과 관련, 메이너드 회장은 "환율을 명확히 통제하지 못하는 외생 변수로 인정하고, 현재 환율의 높고 낮음으로 판단하기보다 전사적인 레벨에서 통제 가능한 옵션을 고려한 시나리오 구성이 전제돼야 한다"며 "환율 상승시 아웃바운드를 통한 해외 현금창출 능력이 득이 될 수 있고, 국내자산의 정리 기회로도 적극 활용이 가능하다. 반대로 추가적인 환율 하락시에는 해외자산의 추가 인수 기회도 고려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