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기업 정책소통으로 ‘크립토 핀테크 허브’ 선점해야”

      2019.09.06 08:42   수정 : 2019.09.06 08:42기사원문

【인천=김미희 기자】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가 한국 등 37개 회원국에게 암호화폐 산업 규율 방안 마련을 권고한 가운데, 정부와 민간 기업이 활발한 정책 소통을 통해 후속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조언이 제기됐다. 또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자산 등 차세대 금융산업이 투자자 보호와 자금세탁방지(AML) 등 건전한 방향으로 빠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유연한 가이드라인이 신속히 마련돼야 한다는 견해도 주를 이뤘다.



두나무 이석우 대표를 좌장으로 5일 그랜드 하얏트 인천에서 열린 ‘업비트 개발자 컨퍼런스(UDC) 2019’ 패널토론에 참석한 독일, 캐나다, 싱가포르 등 동남아시아 기반 암호화폐 업체 대표들은 각국 정부가 암호화폐 등 디지털 자산을 제도권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민간 전문가들과 구체적인 정책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한 목소리로 말했다.


증권형 토큰(시큐리티 토큰) 등 디지털 자산(암호자산) 커스터디(Custody·3자 수탁형태 보관‧관리)’ 서비스까지 갖춘 독일 디지털 자산 거래소 보어 슈투트가르트의 알렉산더 홉트너 대표는 “독일 규제 당국은 기술을 규제하는 것이 아니라 기능을 규제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블록체인·암호화폐 관련 혁신 기업가들도 규제 당국자를 건너뛰어야 할 불필요한 존재로 치부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눈으로 확인시켜주고 경험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정부가 블록체인·암호화폐 부분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면 기관투자자들도 자연스레 합류하게 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캐나다 기반 블록체인 전자증권 업체 핀헤이븐 김도형 대표도 “암호화폐 시장이 급부상하면서 증권거래소 및 금융당국 관계자들이 핀테크 커뮤니티에 여러 가지 질문을 던지면서 의사소통을 활발하게 이어갔다”며 “우리 역시 블록체인이 글로벌 자본시장을 통합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이란 점을 적극적으로 설명했다”고 밝혔다.


특히 싱가포르 등 동남아시아들은 블록체인·암호화폐 기술을 기반으로 금융허브로 도약하려는 의지가 매우 강하다는 분위기도 전해졌다.

업비트 아시아·태평양 지역(APAC) 사업을 총괄하는 김국현 업비트 싱가포르 대표는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등 동남아 국가들은 서로 다른 이름으로 암호화폐를 정의하고 규제하는 기관과 내용도 조금씩 다르지만, 명확한 라이센스 규정을 통해 차세대 산업으로 키우려는 목표만큼은 같다”며 “최근에는 인도네시아 규제 당국과 12시간가량 회의를 이어갈 만큼 투명한 관계를 공고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인도네시아는 크립토 시장에 투자하는 사람이 주식 투자자보다 3배가량 많을 만큼 빠르게 움직이면서 정부 역시 제도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게 김 대표 설명이다.

이와 관련 독일 홉트너 대표는 “그동안 미국과 중국 등 강력한 국가 및 현지 기업들을 중심으로 발전해온 전 세계 경제·금융 생태계 내 독점구조를 무너뜨릴 수 있는 기회가 블록체인·암호화폐의 등장과 함께 새롭게 찾아온 것”이라며 “다시 한 번 파워게임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독일 정부를 비롯해 싱가포르 등 동남아 국가에서 빠르게 대응하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