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C 포트폴리오 꿰차는 블록체인 기업 '투자 블루칩' 부상
2019.09.16 18:50
수정 : 2019.09.16 18:50기사원문
그동안 정부의 출자금이 포함된 모태펀드를 기반으로 하는 국내 VC들은 규제 불확실성 속에 블록체인 프로젝트 투자를 외면해 왔다. 그러나 최근들어 초기 제품 및 서비스 출시를 앞둔 블록체인 업체를 대상으로 '시리즈A' 규모 이상의 투자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신사업 확대는 물론 투자 수익률과 직결된 유망 스타트업 발굴이 핵심사업인 투자업계에 블록체인 기업이 블루칩으로 자리를 잡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 블록체인·암호화폐 업계에서는 다양한 투자 형태의 VC 등 해외 투자업체들까지 국내 블록체인 프로젝트에 투자할 수 있는 제도적 틀이 보완되면, 한국 블록체인 산업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란 조언을 제기했다.
■KB금융 CVC, 커먼컴퓨터와 헤이비트에 직접 투자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B인베스트먼트(옛 LG창업투자)가 블록체인 분야 첫 투자기업으로 기업용 블록체인 솔루션 업체 블로코를 선정한 데 이어 KB금융과 하나금융의 CVC인 KB인베스트먼트와 하나벤처스는 블록체인 기반 'AI네트워크'를 운영하는 커먼컴퓨터의 시리즈A 투자사로 이름을 올렸다. 앞서 KB인베스트먼트는 지난해 말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기반 로보어드바이저(로봇+투자자문) 업체 헤이비트에도 초기투자를 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또 신한금융투자는 블록체인 기반 부동산 수익증권 거래 서비스를 준비 중인 프롭테크(부동산+기술) 기업 카사코리아가 투자 유치를 진행 중인 시리즈A에 합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기업과 은행권이 CVC나 직접 투자 형태로 블록체인 업체에 자금을 투입(지분 확보)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가운데 미국 실리콘밸리를 기반으로 삼성전자의 해외 투자를 주도하는 삼성넥스트는 블록체인 기반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개발한 세타랩스와 암호화폐 지갑 젠고 등 등 해외 유망 블록체인·암호화폐 업체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해외 유력 VC 자금 수혈할 수 있는 제도 마련돼야"
카카오벤처스·카카오인베스트먼트·우리기술투자 등과 한국투자파트너스(한투파트너스) 등 전통 VC들도 코드박스, 테라, 템코 등 블록체인·암호화폐 업체 투자사로 유명하다. 빗썸과 업비트를 운영 중인 비티씨코리아닷컴과 두나무는 각각 비티씨인베스트먼트와 두나무앤파트너스를 통해 블록체인 등 신기술 업체 투자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투자업체들이 국내 블록체인 프로젝트에 직접 투자할 수 길도 더욱 열어줘야 한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한국 블록체인 업체 투자를 검토하는 해외 유력 VC 자금을 적극 수혈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 글로벌 투자사 관계자는 "현재 해외 VC들은 싱가포르 등 국내 블록체인 프로젝트의 해외법인을 통한 토큰 투자 형태가 대부분이다"라며 "토큰 투자에 익숙하지 않은 전통 VC들은 이에 대한 거부감이 있기 때문에 블록체인 프로젝트 자체를 평가할 수 있는 법률·제도적 기준을 마련해 해외 VC들이 토큰 뿐 아니라 에쿼티 투자(지분 투자) 등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