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사율 100%' 돼지열병, 결국 뚫렸다

폐사율이 최대 100%에 이르는 돼지전염병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경기 파주에서 발생했다. ASF 치료약이나 백신은 개발되지 않았다. 정부는 전국 단위의 일시이동중지명령을 내리는 등 바이러스 확산 차단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국내 양돈 산업의 타격이 불가피하고 돼지고기값 상승이 예상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7일 파주시의 한 돼지농장에서 ASF가 공식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김현수 농식품부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전날 오후 6시께 어미돼지 5두가 폐사했다는 신고가 접수돼 농림축산검역본부가 정밀검사를 한 결과, ASF 양성 판정이 나왔다"고 밝혔다. ASF는 지난 5월 30일 북한에서 발생했으며, 앞서 지난해 중국·베트남·미얀마 등 아시아 주변국에서 확산했지만 우리나라에서 발병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농식품부는 그동안 전국 양돈농장을 대상으로 돼지 혈액검사를 하고 방역작업을 펼쳐왔으나 결국 방역망이 뚫린 것이다.

감염 요인은 ASF에 감염된 돼지나 돼지 생산물의 이동, 야생멧돼지 등을 통해 발생한다. 잠복기는 4일에서 최장 21일로 알려졌다. 북한으로부터 유입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가운데 방역 당국은 현재 정확한 감염경로를 조사 중이다. 또 ASF 위기경보단계를 최고수준인 '심각' 단계로 격상하고, 이날부터 48시간 동안 전국 양돈농장 등을 대상으로 '일시이동중지명령'을 발령했다.

거점소독시설(16개소)과 통제초소(15개소)도 운영해 축산차량에 대한 소독 조치를 강화키로 했다. 경기도에서 타 시·도로 돼지 반출을 1주일간 금지하는 긴급조치도 취했다. 이날부터는 전국 6300개 양돈농가의 일제소독과 의심증상 발현 여부 등 예찰조사도 실시키로 했다.

아울러 남은 음식물의 양돈농가 반입을 전면 금지하고, 환경부 등 관계부처와 협력해 접경지역 14개 시·군의 야생 멧돼지 개체수도 조절할 계획이다.

김 장관은 "ASF는 사람에게는 전염되는 병이 아니며, 시중에 유통되지 않기 때문에 국민들은 국산 돼지고기를 안심하고 소비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ASF 국내 첫 발생과 관련, '철저한 차단'을 지시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ASF 관련, 일단은 더 이상 번지지 않도록 예찰은 물론이고, 소독조치 강화 이런 것들도 필요해서 지금 발 빠르게 조치가 되어지고 있다"며 "대통령께서도 여기에 대해 초기에 확산되지 않도록 철저한 차단 그리고 관리 등에 대한 당부 말씀이 있었다"고 전했다.

[e-mail] 김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