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세종 등 가을 축제 스톱… ASF 확산땐 경제적 손실 1조

      2019.09.19 17:03   수정 : 2019.09.20 10:36기사원문


국내에서 처음으로 발생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올 하반기 내수활성화의 복병으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는 수출·생산 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경기 급랭을 막기 위해 민간소비 활력을 높이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ASF 확산 가능성은 상당한 위험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이 지역 축제 등 각종 행사들을 취소하거나 연기하고 있다. 축제는 지역경제 활성화에 디딤돌 역할을 한다.
사태가 악화될 경우 국내 양돈산업의 근간이 흔들리는 것은 물론 축산유통·외식 업계 등에 연쇄적 타격이 불가피하다. 소비심리 또한 위축될 수밖에 없다. 삼겹살 등 돼지고기 가격도 요동칠 수 있다. ASF 확산 땐 경제적 손실이 최대 1조원에 이를 것이란 분석도 있다.

19일 정부 부처 등에 따르면 ASF의 영향으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등이 주최하는 행사들이 취소되거나 연기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이날 경기 파주 임진각 일원에서 열기로 했던 '비무장지대(DMZ) 평화의 길 국민참여조사단' 발대식을 취소했다. 조사단은 DMZ 평화의길 동서횡단구간 노선조사에 참여하기 위해 구성됐다. 통일부 역시 이날 파주 도라산역 일대에서 열기로 했던 '9·19 평양공동선언 1주년 기념행사' 계획을 변경해 서울 종로 남북회담본부에서 축소 개최했다.

경상·전라·충청·강원권 등 전국 각지에서 주민들이 열차를 탄 뒤 파주 도라산역에 집결하는 '평화열차' 프로그램은 아예 취소했다.

가을을 맞아 지자체들이 계획한 각종 축제와 행사도 상황은 비슷하다. 경기도는 21일 파주 임진각에서 열 예정이던 '9·19 평화공동선언' 1주년기념 'Live DMZ' 콘서트와 2019년 평화통일마라톤대회(10월 6일), DMZ 트레일러닝(9월 20~22일) 등을 취소했다.

국내 ASF 첫 발생지역인 파주시는 11개 지역 행사를 취소하고 14개 행사를 연기하기로 했다. 포천시는 '2019 포천시 홀스타인 품평회'(9월 20일)와 '2019 포천시 한우축제'(10월 3~5일)를 취소했다. 세종시도 반려동물 문화축제(9월 22일)를 취소하는 등 각종 행사들이 취소되거나 연기됐다.

지역 축제·행사는 지역경제 활성화에 빼놓을 수 없는 대형 이벤트다. 정부 역시 지역 축제를 하반기 경제활성화의 한 축으로 보고 역점적으로 지원해왔다. 수출·생산 부진에 내수소비까지 침체국면으로 빠져들면 올해 경제성장률이 1%대로 추락할 가능성이 한층 더 높아지기 때문이다.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로 수출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민간소비까지 주저앉으면 한국 경제성장률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까지 내려갈 가능성이 커진다.

ASF가 확산되면 양돈산업은 물론 축산유통 및 외식업계 등에 연쇄적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ASF가 확산될 경우 1조원 넘는 경제적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축산 종합컨설팅업체인 정P&C연구소에 따르면 국내에 ASF 유입 시 약 1조원에 달하는 경제적 손실이 발생하고, 종식까지는 적어도 1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연간 생산량 7조원 규모(2017년 기준)인 양돈산업이 흔들릴 수 있다.

지난 2010년 11월부터 2011년 4월까지 전국에서 발생한 구제역으로 인해 약 2조7000억원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돼지고기 가격은 40% 올랐고, 햄 등 가공품 가격도 5~10% 인상됐다. 돼지고기 소비심리 위축으로 인한 축산유통·외식 업계의 타격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ASF는 사람에게는 전염되지 않지만 소비자가 돼지고기 섭취를 꺼릴 수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도 이날 ASF에 대한 소비자의 불안으로 소비가 위축될 것을 우려했다.
농식품부는 "인체에는 무해하고, 돼지고기 도축장에서 철저히 검사해 안전한 돼지고기만 시중에 유통된다"고 밝혔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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