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척간두' 위기의 정의당..조국 찬성 비난에 음주운전 파문, 쪼개기 후원의혹까지

      2019.09.23 16:05   수정 : 2019.09.23 16:0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정의당이 조국 법무부 장관 사태를 비롯해 잇단 돌발 악재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지도부가 조국 장관 임명 찬성 입장을 밝힌 뒤 지지율이 크게 흔들리는 데다 '쪼개기 후원금' 의혹 논란에 이번에는 소속 전 의원의 음주운전 사고 등 정체성과 배치되는 자책골까지 이어지고 있어서다.

23일 정치권과 경찰에 따르면 조승수 전 의원(18대·울산북구)이 전날 오전 1시 20분께 승용차를 몰고 울산시 북구 화봉동 한 도로에서 앞서가던 택시와 추돌해 운전 기사가 다쳤다.

당시 조 전 의원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준으로 알려졌다.

조 전 의원은 2003년에도 무면허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사실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조 전 의원은 과거 정의당 전신이었던 진보신당에선 대표, 정의당에선 정책위의장과 울산시당위원장을 지냈고 현재는 고 노회찬 재단의 사무총장으로 활동 중이다.

최근 정의당은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의 아들 음주운전 사고 및 사건 무마 의혹에 "면허취소 수준의 음주운전으로 교통사고를 일으킨 것만으로도 부족해 사건을 덮기 위한 피해자 회유 및 운전자 바꿔치기 시도가 있었다는 것은 죄질이 극히 나쁜 심각한 범죄행위"라며 장 의원의 의원직 사퇴를 촉구했다.

상황이 이처럼 되면서 향후 조 전 의원에 대한 당 차원의 내부 징계도 불가피하게 됐다.

또 당 소속 의원 일부가 지역난방공사 노동조합으로부터 입법로비 명목으로 쪼개기 후원금을 받은 의혹이 제기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 노조는 지난 2016~ 2018년 전국 지부 20여곳을 통해 특정 국회의원들을 대상으로 '쪼개기 후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후원금을 받은 것으로 지목된 여야 의원들은 "노조를 만난 적도 후원금을 받는 적도 없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검찰수사가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여론의 따가운 비판을 받고 있다.

특히 조국 장관 사태가 지속되면서 당 지지율이 하락하는 등 민심이반 속도가 가파르게 진행되는 점도 발등에 불이 되고 있다.

그동안 정의당의 역할이 주목을 받아온 건 문재인 정부 인사청문회 시즌마다 공직후보자 도덕성을 가늠하는 잣대로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이는 '정의당 데스노트'(살생부)로 불려왔으나 조 장관에 대해선 데스노트에 올리지 않았다가 지지자들로부터 호된 비판을 받기도 했다.

결국 심 대표는 지난 21일 "정의당은 고심끝에 조국 후보자에 대해 대통령 임명권을 존중키로 했다"며 "우리 사회의 특권과 차별에 좌절하고 상처받은 청년들과 당의 일관성 결여를 지적하는 국민께는 매우 송구스럽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같은 야당에선 쓴소리도 나왔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그 사과가 진심이라면 지금이라도 조국 장관 파면을 위해 싸우겠다고 해야 한다"며 "줄기차게 눈치를 보다가 데스노트를 '눈치노트'로 만들었다"고 맹비난했다.

cerju@fnnews.com 심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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