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디만 8개' 장하나, '텃밭'OK저축은행 박세리인비테이셔널서 시즌 첫승 기회 잡아

      2019.09.28 15:08   수정 : 2019.09.28 18:1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춘천(강원도)=정대균골프전문기자】'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서 통산 81승을 거두고 있다. 샘 스니드(미국)가 보유한 PGA투어 최다승(82)에 1승 차이다. 그런데 우즈가 거둔 통산 우승 수를 꼼꼼이 살펴 보면 재미있는 사실 하나가 발견된다.

다름아닌 특정 대회서 유독 강한 면을 보인다는 점이다. 나란히 통산 5승씩을 거두고 있는 시즌 첫 메이저대회 마스터스 토너먼트를 비롯해 메모리얼토너먼트, 뷰익 인비테이셔널 등이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서도 특정 대회만 나가면 펄펄 나는 선수가 있다. OK저축은행 박세리인비테이셔널(총상금 8억원)에서 유독 좋은 성적을 내는 장하나(26·비씨카드)다. 장하나는 28일 강원도 춘천 엘리시안 강촌(파71·6329야드)에서 열린 대회 이튿날 2라운드에서 보기없이 버디만 8개를 쓸어 담아 8언더파 63타를 쳤다.

오전조로 경기를 펼친 장하나는 지난해 교촌 허니 레이디스 2라운드 때 전우리(22·넵스)가 기록한 코스 레코드(65타)를 2타 경신했다. 하지만 오후조에서 '대세녀' 최혜진(20·롯데)이 무려 9언더파 62타를 몰아쳐 하루도 지나지 않아 기록을 내주었다. 중간합계 10언더파 132타를 기록한 장하나는 이날 각각 9타와 7타를 줄여 공동 선두(중간합계 14언더파 128타)에 자리한 최혜진과 조아연(19·볼빅)에 4타 뒤진 공동 3위에 자리했다.

장하나는 작년까지 이 대회에 6차례 출전해 한 차례 미스컷 없이 4차례나 '톱10'에 입상했다. 그 중 2013년 대회서는 우승 트로피도 들어 올렸다. 올해로 10회째인 이 대회가 한 곳에 열리지 않고 제주 오라CC, 경기도 여주 솔모로CC, 경기도 양주시 레이크우드CC, 경기도 용인 88CC, 그리고 올해 엘리시안 강촌 등 2년 꼴로 코스를 바꿔가며 개최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코스를 가리지 않고 대회와의 좋은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2라운드를 마친 뒤 장하나는 "뚜렷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이 대회만 출전하면 이상하리만큼 마음이 편안해진다. 아마도 그동안 성적이 좋아서 그런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며 "아직 시즌 1승이 없는데 이번 대회서 그동안의 좋은 기운을 받아 시즌 무관의 한을 끊어내고 싶다"고 말했다.

통산 10승을 거두고 있는 장하나는 올 시즌 여러 차례 우승 문턱서 좌절을 맛봤다. 예기치 않은 부상이 원인이었다. 그는 "이 대회와 함께 좋은 인연을 이어오고 있는 하이트리조트 여자오픈서 시즌 첫 승을 기대했으나 공식 연습 라운드 때 벙커샷을 하다 손목 부상을 당해 뜻을 이루지 못하고 공동 25위로 대회를 마쳤다"며 "올해는 이렇게 아쉬움이 남는 일이 종종 있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샷감이 나쁜 것은 아니다. 이날도 긴 러프를 비웃기라도 하듯 티샷의 페어웨이 정확도가 84.6%로 치솟았다. 특히 아이언샷이 발군이었다. 이날 장하나의 아이언샷 그린 적중률은 94.4%로 그야말로 컴퓨터 샷이었다. 거기다가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됐던 퍼트감마저 살아나 타수를 줄이는 결정적 원동력이 됐다. 이날 장하나가 잡은 퍼트수는 27개로 1라운드보다 2개나 줄였다.

장하나는 "샷감은 절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현재 샷감이라면 늦었지만 시즌 첫 승도 멀지 않았다는 예감이 든다"며 "이번 대회서 그 기회를 잡았으니까 살리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만약 장하나가 우승하면 대회 첫 2승자로 이름을 남기게 된다. 그가 욕심을 내는 대회는 또 있다. 오는 10월 3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골프앤리조트 오션코스에서 개막하는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이다.

장하나는 "다른 선수들과 달리 나는 그 코스에서 5차례나 대회를 치러본 경험이 있다. 코스를 속속들이 잘 파악하고 있다는 장점을 살려 우승에 도전해보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만약 그 꿈이 실현된다면 올 시즌 남은 2개의 메이저대회(하이트진로 챔피언십, KB금융 스타챔피언십)서도 우승에 도전해볼 생각이다"는 포부를 밝혔다.




golf@fnnews.com 정대균 골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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