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銀 "은행에 특화된 블록체인 사업 찾는중"
“과거엔 한 금융회사가 새 상품을 만들면 누구든 쉽게 카피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 디지털 금융 시장은 기술을 확보한 단일 기업이 독식하는 구조로 나아갈 것입니다. KB는 오는 2025년까지 총 2조원을 투입해 완전한 ‘디지털 은행’으로 도약할 것입니다.”
이우열 KB국민은행 최고투자책임자(CIO)가 지난 4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엔터프라이즈 이더리움과 금융혁신 서밋 2019’ 행사에서 “은행이 가장 잘하는 것은 정산이나 신원인증(KYC), 자금세탁방지(AML) 같은 규제·신뢰 분야”라며 “여기에 블록체인 기업들은 디지털 자산 발행이나 트레이딩, 펀딩, 커스터디 등 각종 블록체인 서비스를 덧붙일 수 있다”며 블록체인 기술 기업과 협력을 통한 신사업 추진 가능성을 시사했다.
■”블록체인 기반 오픈 API 뱅킹 플랫폼 박차”
이 책임은 △디지털자산 커스터디(수탁) △증권형토큰(STO) 발행 △은행특화 서비스의 블록체인 비즈니스화 등을 KB의 주요 블록체인 사업 관심사로 꼽았다. 그러면서 이 책임은 주요 관심사업 실현을 위해 외부 블록체인 기업과 협업 가능성을 제시하며, 협업을 통한 결과물로 블록체인 오픈 API 형태를 만들어 다양한 산업군에 연결할 것이라 밝혔다.
또한 디지털 자산과 관련해 금융위 등 관계당국과 지속적으로 소통해 블록체인 산업 대중화의 물꼬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는게 이 책임의 말이다. 지난 6월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에서 내놓은 가상자산 관련 가이드라인과 G20 정상회의 오사카 선언, 페이스북 리브라 미국 청문회, 국내 특금법 등 가속화되는 디지털 자산 관련 법, 규제에 유연히 대응해 관계당국과 대화하며 블록체인 서비스를 단계적으로 고안해 나가겠다는 것.
■”블록체인 미래먹거리, KB도 수익모델 찾는중”
이 책임은 향후 블록체인 밸류체인이 크게 발행, 펀딩, 커스터디, 트레이딩 4가지 분야로 구분될 것이라 전망했다. 현재 대부분 유틸리티 형태의 디지털 자산에 근간을 둔 블록체인 비즈니스가 소유권 즉, 증권형 속성을 띈 산업으로 확대발전할 것이란게 그의 말이다. 그는 “KB 또한 해당 분야에 대한 수익모델과 비즈니스를 찾는 중”이라며 “소비자가 가장 안심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책임은 “과거 암호화폐공개(ICO)가 주였던 블록체인 프로젝트는 점차 자산의 디지털화, 즉 증권형 토큰 형태로 변화해 나갈 것이며, 투자도 기본적인 토큰 투자형태에서 신용, 대출 형태로 발전할 것”이라며 “커스터디와 트레이딩 또한 각각 등기소, 토큰 마켓 형태로 다양한 비즈니스 양상을 띌 것으로 본다”고 관측했다.
■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채권, 스테이블 코인 발행 긍정적”
또한, 이 책임은 블록체인 기반 금융상품 발행이나 스테이블 코인 발행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디지털자산 발행 플랫폼으로 자체적인 ‘KB 체인(Chain)’ 등도 하나의 사업모델이 될 수 있다 밝힌 것. 그는 “해외금융권에선 블록체인과 디지털 자산을 활용한 다양한 비즈니스가 활발히 시도되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블록체인 신산업 경쟁력을 확보키 위해 미리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실제로 현재 JP모건은 이더리움 기반 블록체인 플랫폼 쿼럼을 활용한 달러 기반 스테이블 코인을 개발하고 있으며, 미쓰비시UFJ파이낸셜그룹 역시 내년 상반기 스테이블코인 발행 플랫폼 출시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밖에 스페인 산탄데르(Santander) 은행은 지난달 블록체인 기반의 토큰화된 채권을 발행하기도 했다.srk@fnnews.com 김소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