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유혈사태 점입가경, 닷새 만에 94명 숨져

      2019.10.06 16:23   수정 : 2019.10.06 16:2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이라크에서 벌어지고 있는 반(反)정부 시위가 5일째 이어지면서 94명이 사망하고 4000명 가까이 다치는 등 사태가 심각해지고 있다. 빈곤과 실업, 부패와 무너진 사회기반시설에 거리로 나온 시위대는 경찰의 실탄에도 불구하고 시위를 계속하겠다고 주장했고 종교계와 유엔측은 즉각 유혈 충돌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AP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현지 인권단체인 이라크 고등인권위원회는 5일(현지시간) 발표에서 지난 1~5일간 수도 바그다드 및 지방 도시에서 발생한 시위로 이같은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이라크에서 이 정도 인명피해가 일어난 경우는 2년 전 이슬람국가(IS) 토벌전 이후 처음이다. AP에 의하면 5일 바그다드에서는 무장한 괴한들이 범아랍 방송인 알 아라비아 방송 등 5개 방송국에 침입해 직원들을 공격했으며 수도에서만 12명이 죽고 약 40명이 다쳤다. 시위는 남부 나시리야에서도 이어져 3채의 당사 및 의원 사무실이 불탔고 다른 도시인 다와니야에서는 최소 1명이 숨졌다.

아델 압둘 마흐디 이라크 총리는 이날 시위대의 "정당한 요구"를 들었다면서도 경찰의 강경진압에 대해서는 어쩔 수 없었다고 항변했다. 그는 5일 의회에서 긴급 총회를 소집했으나 이슬람 시아파 지도자이자 최대 야당 세력의 지도자인 무크타다 알 사드르가 총회를 거부하면서 무산됐다.
알 사드르는 전날 마흐디 정부를 향해 현재 유혈 사태를 무시할 수 없다며 내각 총사퇴와 조기 총선을 요구했다.

이번 사태는 지난 1일부터 바그다드를 중심으로 현 정부의 부패와 경제난, 열악한 전력과 보건 서비스 등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거리로 나오면서 시작됐다. 정부측은 최루탄을 동원하며 강경 진압에 나섰고 이후에는 실탄까지 발포했다.
이라크 정부는 2일 인터넷을 차단하고 3일 통행 금지령을 내렸으나 시위를 막지 못했다.

시위가 점입가경에 빠지자 장닌 헨니스 플라채트 유엔 이라크지원단장은 5일 "아무 의미 없는 인명 손실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5일 간 계속된 죽음과 부상은 즉각 중단돼야만 한다"며 "희생에 책임이 있는 자들은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