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日과 TPP 대신할 무역협정 서명...이해 엇갈려

      2019.10.08 17:46   수정 : 2019.10.08 17:4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지난 2017년 취임 직후 불공평하다며 일본을 포함한 12개국 공동 무역협정에서 탈퇴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일본과 제한적인 무역 협정에 서명했다. 내년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협정으로 미 농가가 큰 혜택을 입었다고 자평했으나 일부 농산물의 경우 오히려 탈퇴 전보다 나쁜 대우를 받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스기야마 신스케 주미 일본 대사가 참석한 가운데 양국 간 무역협정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서명식에서 "이번 협정은 미국 농부와 목장주들에게 판을 바꾸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일 양국은 다자간 자유무역협정(FTA)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함께 속해 있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2017년에 돌연 TPP에서 탈퇴하면서 관계가 복잡해졌다. 미국은 일본에게 쌍방간 독자적인 FTA를 맺자고 요구해 왔으나 일본은 다른 TPP 회원국과 관계와 무역 사정을 감안해 협상 분야를 농산물과 디지털 부문으로 축소했고 지난달 정상 회담을 통해 최종 합의했다. 미국은 이번 협정을 특례 조치를 활용해 의회 비준 없이 대통령 권한으로 발효시킬 예정이며 일본은 연내 임시 국회 비준을 얻어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미 경제전문방송 CNBC는 이날 협정에 대해 이해득실이 엇갈린다고 평가했다.
우선 양국간 가장 중요한 무역 분야인 자동차 부문의 협상이 빠졌다. 다만 앞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안보를 이유로 일본산 자동차에 보복하지 않겠다고 동의했다고 밝혔다.

미국 쪽에서 보면 쌀과 보리 농가는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 때문에 손해를 봤다. 미국은 TPP 체제 하에서 매년 무관세로 일본에 7만t의 쌀을 수출할 수 있었지만 이번 협정에서는 해당 내용이 빠졌다. 보리의 경우 일본이 미국산 보리 수입 할당량을 부활시키긴 했지만 해당 규정은 일본에서만 통할 예정이다. 만약 미국이 TPP에 남아 있었다면 미국 보리 농가는 TPP 모든 회원국에게 9년에 걸쳐 연 6만5000t의 보리를 수출할 수 있었다.
대신 미국산 돼지고기와 소고기, 치즈 등 유제품, 밀 등은 이번 협정으로 일본에서 다른 TPP 회원국과 비슷한 경쟁력을 갖게 됐다.

미 의회 및 업계 관계자들은 CNBC를 통해 사실 트럼프 정부가 이번 협정으로 거둔 최대 수확이 디지털 분야라고 설명했다.
양국은 이번 협정에서 국경을 넘나드는 디지털 다운로드 콘텐츠에 대한 과세를 금지하고 정보 이전에 대한 조건을 강화하는 등 TPP보다 진보된 디지털 무역 조항들을 도입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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