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닛산의 혼란은 언제쯤...르노 회장 "경영통합 서두르진 않을 것"

      2019.10.09 15:25   수정 : 2019.10.09 15:25기사원문
【도쿄=조은효 특파원】 실적 악화로 1만명 구조조정을 선언한 닛산. 연이은 최고경영자(CEO)의 부패 스캔들로 설상가상이다.

프랑스 기업 르노와 일본 기업 닛산간의 내분과 갈등 수습도 내재돼 있어 그야말로 '삼중고'다.

당장의 과제는 새 경영진을 꾸리는 일. 지난 8일 닛산은 새 경영진으로 우치다 마코토 전무(53)를 CEO로, 또 다른 유력 CEO후보였던 아슈와니 굽타 미쓰비시자동차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닛산의 2인자인 COO에 내정했다고 발표했다.

취임 시기는 내년 1월 1일이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 조합은 프랑스 기업 르노와 일본 기업 닛산의 타협과 봉합의 상징이다.
CEO는 닛산이, COO는 르노가 민 사람들이다. 이를 두고 닛산과 일본 언론들은 '집단지도체제'로 명명했다.

닛산의 최대 주주인 르노의 장 도미니크 세나르 회장은 9일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르노·닛산 갈등에 대해 "닛산의 새로운 경영진과의 연계 강화를 최우선으로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르노가 추구하는 닛산과의 통합에 대해 "우선순위가 아니다. 먼저 (사업)제휴 강화를 최우선해야한다"며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두르지 않겠다고 했을 뿐 갈등이 사라진 건 아니다. 세나르 회장은 르노와 닛산이 각각 내세운 닛산의 새 집단지도체제에 대해 "매우 만족하고 있다"며 "최고의 조합"이라고 치켜세웠다.

프랑스 르노는 일본기업 닛산 지분 43%를 갖고 있는 최대 주주다. 닛산도 르노 지분 15%를 갖고는 있다. 닛산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려는 르노와 이 일·불 자동차 연합을 대등하게 이끌어가려는 닛산의 반발이 사실 카를레스 곤 실각 사태부터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갈등의 요체다. 거기다 곤 전 회장 축출의 주역이었던 사이카와 히로코 닛산 사장이 최근 보수 부당 수령 혐의로 사임하면서 CEO리스크가 최대 복병으로 부상한 것.

실적도 최악이다. 닛산은 미국 시장에서의 부진, CEO리스크, 신차 개발 부진 등으로 지난 2·4분기에 전년 동기비 99%감소한 16억엔의 연결영업이익을 내는 데 그쳤다.
지난 3월 전세계 닛산 공장의 가동률은 69%로, 일반적인 자동차 공장의 손익분기선인 80%를 크게 밑돌았다. 이에 지난달엔 향후 직원 1만명을 감원하겠다고 발표한 것.

최근 한국 시장 철수 검토도 이런 배경에서다.
경영진의 잇따른 부정과 부패, 일·불 자동차 연합에 내제된 경영권 확보 갈등, 세계 경제 감속, 날로 치열해지는 글로벌 차세대 신차 기술 경쟁 심화 등으로 닛산이 헤쳐갈 상황은 그리 녹록하지 않아 보인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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