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총리, 22일 일왕 즉위식 참석… 한·일 관계 개선 물꼬 트나
2019.10.13 17:19
수정 : 2019.10.13 17:51기사원문
13일 국무조정실은 이 총리가 오는 22일부터 사흘간 일본을 방문해 일왕 즉위식 및 궁정 연회(22일), 아베 신조 총리 주최 연회(23일)에 참석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 총리는 일본 정계 및 재계 주요인사 면담, 동포대표 초청간담회 일정 등을 갖는다.
강제징용 배상판결 이후 일본은 한국과의 대화를 회피했다. 지난해 9월 유엔총회 이후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총리의 공식 정상회담은 없었다. 그간 이 총리의 대일(對日) 특사 파견 가능성은 여러 차례 나왔다. 그러나 양국의 극한대립 상황에서 청와대와 정부는 최적의 시점을 저울질해왔다. 일본 입장에서 일왕 즉위식은 경사로운 날이다. 이 총리의 즉위행사 참석 자체가 '관계 개선' 신호라는 점에서 상징적 의미가 크다.
특히 이 총리의 방일기간 예상되는 아베 총리와의 회담이 주목된다. 강제징용 판결 이후 냉각된 한·일 간 관계의 전환점으로 삼을 수 있다는 점에서다. 한·일 양국이 관계개선 의지를 확인하고 '출구'를 찾을 수 있는 시발점이 된다면 이번 만남은 의미가 있다. 아베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이 총리는 문 대통령의 한·일 관계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국무조정실은 양국 총리 간 회담 여부는 발표하지 않았으나 현재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 총리의 일왕 즉위식 참석이 일본에서 먼저 흘러나왔다는 점에서 일본 측도 이 총리의 역할을 기대하는 면이 없지 않다. 이 총리는 국내 대표적인 '지일파' 정치인이다. 그가 30대 기자 시절 도쿄특파원으로, 국회의원 때는 한일의원연맹 부회장·간사장 등을 맡아 인맥을 쌓아왔다. 아베 총리와도 초면이 아니다. 가장 가깝게는 지난해 9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에서도 만나 회담했다. 다만 양국 간 관계에서 타협의 여지를 보이는 '내용'이 없는 한 형식적인 만남으로 그칠 우려도 있다. 경색 분위기 완화와 일본의 친한(親韓) 기류를 재조명할 수는 있으나, 본질적인 문제 회복은 당장에 어려울 수 있다. 강제징용 배상판결 이후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제한조치(7월 1일) 및 우리 정부의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종료(11월 22일) 선언 등 양국은 갈등의 골이 깊어진 상태다. 특히 일본이 가장 민감해하는 강제징용 일본기업 자산 현금화 조치 등의 이슈도 예고돼 있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