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왕 즉위식..한일 관계 꼬인 실타래 푸는 단초될까?

      2019.10.22 16:23   수정 : 2019.10.22 16:2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나루히토 일왕 즉위 축하사절단으로 방일중인 이낙연 국무총리의 행보를 고리로 사상 최악의 상황으로 평가되는 한일관계의 꼬인 실타래를 풀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 지 주목된다.

22일 이 총리는 정부를 대표해 남관표 주한 일본대사와 함께 즉위식에 참석, 축하의 뜻을 전했다.

이 총리는 23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주최 만찬에도 참석하며 24일에는 아베 총리와 '10분+α' 동안 개별 면담을 갖는다.

이 자리에서 이 총리는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하고 최근 격화된 한·일관계 전반에 대한 논의를 할 예정이다.

비록 즉위식에 문 대통령이 참석하지 못했지만 정부 최고위급 인사가 참석하고 또 아베 총리를 만나 다양한 현안 등을 논의하는 자리인 만큼 양국간 관계개선의 모멘텀이 마련될 지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일본통'으로 일본내 의회 지도자들과 두터운 교분을 형성하고 있는 이 총리가 아베 총리외에 다양한 인사들을 두루 만나 양국간 관계복원에 대한 의견을 경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아베총리에게 전달되는 문 대통령의 친서 내용과 수준에 관심이 집중된다.

아직 일본의 경제보복에 대한 일본 스스로의 해제 또는 완화 움직임이 없고, 강제징용 판결 등 민감한 의제에 대한 일본 측의 태도도 강경한 만큼 양국간 미래지향적 관계에 희망을 걸고 있다는 식의 '원론적' 표현이 언급될 가능성이 있다.

나아가 다양한 의제를 놓고 멀지않은 시점에 양국간 정상이 만나 허심탄회하게 만나 각종 이슈를 논의하자는 다소 '평이한' 수준의 정상회담의 필요성을 언급했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결코 양보할 수 없는 문제인 강제징용 판결 등에 대해선 거듭 '명확한' 입장을 견지하면서도 미래의 한일관계와 동북아 정세, 나아가 글로벌 시대를 맞아 양국이 우방국으로서 역할을 다해나가자는 완곡한 표현도 포함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어쨌든 친서라는 간접적 방식이지만,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촉발된 양국간 갈등 이후 처음으로 진지한 입장을 주고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당장은 아니더라도, 멀지않은 시점에 한일정상회담 개최 가능성도 충분히 예견할 수 있다.

다만 아베 총리와의 면담이 물리적, 시간적 제한으로 '실질적 관계개선'으로 가기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지적이다.
또 최대 쟁점인 강제징용 문제의 경우 한일간 입장 차가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는 것도 문제다.

일각에선 이 총리가 한·일 기업이 징용 배상을 맡는 '1+1 안'을 확대해 우리 정부까지 배상에 참여하는 '1+1+α 안'을 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지만 일본이 일본 기업의 배상 자체에 부정적이어서 수용 가능성이 적다는 분석이다.


양기호 성공회대 교수는 "현재 한·일 갈등의 진행 상황과 입장차를 보면 단 시일내 갈등 봉합은 거의 불가능하다"며 "이 총리의 방일이 문 대통령과 정부의 입장을 잘 설명하고 이를 통해 정상회담 정도를 이끌어낸다면 그 정도가 최선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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