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러풀한 태양전지가 전기생산에 건물디자인까지

      2019.10.24 12:32   수정 : 2019.10.24 12:3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태양전지에 색을 입혀도 에너지 효율이 떨어지지 않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를 이용해 에너지를 생산하고 건물 외벽까지 디자인하는 시대가 올 가능성이 높아졌다.

UNIST 에너지화학공학부의 장성연 교수팀은 국민대학교 응용화학부 도영락 교수팀과 공동으로 건축물 외벽에 부착이 가능한 '풀컬러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



장성연 교수는 "이번에 개발된 다양한 색상의 태양전지는 매우 선명한 색깔을 구현하면서도 광전변환 효율과 안정성이 높다"며 "건축물 외벽에 적용할 경우 미적 감각을 살리면서 에너지를 생산하는 두 목표를 달성해, 향후 건축 분야에서 새로운 수요를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기대했다.

태양전지는 태양광 파장 중 가시광선을 흡수해 전기에너지로 바꾼다.
만약 태양전지에 색상을 입히면 가시광선 일부가 반사돼 태양전지가 흡수할 수 있는 파장대가 줄어 효율이 낮아진다. 또 상용화된 실리콘 태양전지는 발전효율이 태양빛이 전지로 들어오는 각도에 큰 영향을 받아 건물 외벽같은 장소에 설치해 전기를 얻기 어렵다.

공동연구팀은 빛 반사 영역을 최소화한 '나노 필터'와 입사각의 영향을 받지 않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이용해 두 문제를 해결했다. 나노 필터가 빛 반사 파장과 각도를 최소화한 덕분에 태양전지는 색상을 띠면서도 최대한 많은 태양광을 흡수했다. 또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태양광 입사각이 달라져도 발전효율 저하가 거의 없어 일정한 효율을 유지할 수 있다. 실제 나노 필터를 적용한 풀컬러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효율은 19%에 이르렀다.

실리콘 산화물(SiO₂)과 타이타늄 산화물(TiO₂)을 겹겹이 쌓은 나노 필터는 빨강, 초록, 파랑을 아우르는 다양한 파장대의 빛 반사가 가능하면서도 그 범위를 매우 좁게 구현할 수 있다. 이 덕분에 태양전지가 반사로 잃어버리는 빛의 양을 최소화할 수 있다. 연구진은 실리콘 산화물과 타이타늄 산화물을 쌓는 방식을 조정해 파장 간섭에 따른 추가적 반사 현상도 줄였다.

나노 필터에는 자외선을 차단하는 기능도 추가했다. 자외선이 가진 높은 에너지는 태양전지를 '노화'시키는 주범인데, 이 부분을 나노 필터로 제거한 것이다. 그 덕분에 태양전지의 안정성은 더욱 높아졌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개발된 나노반사필터의 경우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뿐만 아니라, 다른 유·무기 박막태양전지에도 적용 가능해 그 활용도가 높다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는 나노 분야의 권위 있는 학술지인 'ACS Nano' 10월호에 출판됐다.
연구수행은 한국연구재단(NRF)과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KETEP)의 지원으로 이뤄졌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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