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먼 돈' R&D예산, 관리도 소홀.. 부정집행 적발 환수율 32% 불과

      2019.10.27 17:02   수정 : 2019.10.27 17:02기사원문
연구 목적이 아닌 부당한 이익을 위해 부정집행된 연구개발비가 제대로 환수되지 않고 있다. 서류조작, 업체 담합, 인건비 유용 등의 방법으로 연구비를 고의 유용한 경우 '부정집행' 판정을 내린다. 연구개발(R&D) 예산은 '눈먼 돈'이라는 인식을 깨기 위해서라도 환수율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를 위해 연구관리 전문기관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26일 국회예산정책처가 발간한 '국가연구개발사업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주요 4개 연구관리 전문기관(한국연구재단, 정보통신기획평가원,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중소기업정보진흥원)이 환수한 부정집행 연구비는 86억8000만원이다.
이는 전체 환수대상액인 271억2000만원 중 32%에 해당하는 몫이다. 즉 약 70%가 부정집행으로 적발되고도 환수되지 못했다.

환수율은 최근 4년 동안 절반으로 깎였다. 2015년엔 환수대상액 318억4000만원 가운데 72.2%인 229억9000만원이 환수됐다. 환수율은 2016년 50.2%(175억4000만원 중 88억1000만원), 2017년 55.6%(373억7000만원 중 207억6000만원)로 줄었다. 이후 지난해 32%로 절반 이상 떨어졌다.

국회예산정책처는 "각 부처와 연구관리 전문기관은 R&D 재정지원의 책임성 강화를 위해 부정집행 연구비 환수에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환수율 징수율이 저조한 이유는 경영환경이 열악한 중소기업 폐업에 따른 납부유예가 많기 때문"이라며 "신속한 채권 추심을 통해 즉시 환수체계를 연내 마련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연구관리 전문기관의 책임성과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연구관리 전문기관은 국가 R&D사업 과제를 수립·선정·평가하고 R&D비용을 지급·감독·정산하는 역할을 맡는다. 특히 연구 부정행위를 방지해 국가 예산이 알맞게 쓰이도록 지원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각 부처는 이 연구관리 전문기관에 연구비 정산, 회계를 일임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연구비 부정집행을 적발한 건수는 전체 적발건수의 44.3%로 절반에 못 미친다.
오히려 수사기관이나 부처 및 감사원 등 외부 기관에서 연구비 부정집행을 통보해 적발하는 경우가 더 많았다. 특히 중소기업기술평가원은 2016~2018년 평균 적발비율이 11.5%에 그쳤다.


이와 관련,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측은 "연구비 용도 외 사용 등은 공익제보 또는 수사권이 없으면 적발이 쉽지 않아 내부적발보다 외부적발 비율이 높다"고 전했다.

ktop@fnnews.com 권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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