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트 크라이슬러, 푸조와 합병 협상… 성사땐 글로벌 4위

      2019.10.30 20:06   수정 : 2019.10.30 20:06기사원문
미국·이탈리아 자동차업체 피아트 크라이슬러(FCA)가 프랑스 푸조와 합병 협상을 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9일(현지시간)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합병이 성사되면 판매대수 기준 세계 4위 업체가 된다. 전액 주식교환을 조건으로 협상이 진행 중이지만 협상은 아직 유동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WSJ에 따르면 시장가치가 500억달러에 육박하게 될 양사의 합병은 현재 전액 주식교환 등을 조건으로 진행 중이다. 합병사 최고경영자(CEO)는 카를로스 타바레스 푸조 CEO가, 회장은 존 엘크먼 FCA 회장이 맡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엘크먼은 FCA 최대주주인 이탈리아 아�疸� 가문 수장이기도 하다. 협상은 유동적으로 주식교환 방식의 합병은 여러 가지 합병방안 가운데 하나이고, 최종 합의로 이어질지 여부도 아직은 불투명하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FCA는 앞서 프랑스 르노와 합병 협상을 벌였다가 실패한 지 수개월 만에 이번에는 르노의 경쟁사인 푸조와 협상에 나섰다.

르노와는 협상이 잘 진행됐지만 르노 최대주주인 프랑스 정부가 거부한 데다 르노와 함께 동맹을 구축하고 있는 일본 닛산과 미쓰비시도 합병에 반대해 FCA는 눈물을 삼킨 바 있다. FCA는 그 뒤로도 르노와의 협상 문을 계속해 열어두는 한편 푸조로부터 합병의사를 타진받고 이번에 협상에 나서게 됐다. FCA는 푸조와 합병하게 되면 현재 이탈리아 외에는 어깨를 펴지 못하고 있는 유럽대륙에서 자동차시장 점유율을 크게 높이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FCA는 주로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지난해 유럽에서 100만대를 팔았지만 푸조는 배가 넘는 250만대를 팔아치웠다.

양사가 합병하게 되면 단순 계산으로 유럽 최대 자동차업체인 폭스바겐의 시장점유율 24%에 육박하는 점유율을 갖게 된다. 르노와의 협상 실패 뒤 곧바로 푸조와 접촉한 것은 FCA가 이탈리아를 넘어 유럽 중원으로 팔을 뻗으려 얼마나 애쓰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푸조로서도 FCA와 합병하게 되면 30년 가까이 자신들에게는 황무지나 다름없던 미국시장 정착을 본격화할 수 있게 된다.

타바레스 CEO는 그동안 미국시장 확대를 갈구했지만 고전해왔다. 미 빅3 가운데 하나인 FCA와 손잡게 되면 FCA 딜러들을 통해 미 소비자들을 공략해 나갈 수 있다.

자동차업체들의 거듭되는 합병 노력은 자동차시장이 점점 척박해지고 있다는 점을 방증한다. 자동차시장이 성숙 단계에 이르러 추가 수요가 제한적인 데다 한때 노다지였던 중국시장 역시 기대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한편 FCA와 푸조가 합병하게 되면 지난해 양사를 합해 870만대를 판 합병사는 자동차 판대대수 기준으로 세계 4위를 기록할 전망이다. 840만대를 판 제너럴모터스(GM)보다 한 계단 높은 순위가 된다.
1위는 1080만대 판매기록의 폭스바겐, 2위는 르노·닛산·미쓰비시 동맹이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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