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시장 더 투명하게"...프로젝트 공시 서비스 속속 등장
블록체인 업계가 공시서비스, 기업평가 서비스등 정보 공개에 본격 나서고 있다. 암호화폐 시장 건전성을 높이고 제도권 진입을 사전에 대비하겠다는 취지다.
주식시장에 제도로 자리잡은 의무 공시제 같은 형식이다.
■블록체인 프로젝트 공시·평가 서비스 잇따라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크로스앵글, 한국블록체인평가 등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대상으로 등급을 매기거나, 정보를 공시하는 블록체인 전문 평가법인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들은 투자자와 블록체인 프로젝트간 정보 비대칭성을 줄여 투명한 암호화폐 투자시장을 만들어 나가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
지난달 암호화폐 정보공시 플랫폼 쟁글을 출시한 크로스앵글은 현재 총 406개 블록체인 프로젝트에 대한 공시를 제공하고 있다. 각 암호화폐 프로젝트가 직접 쟁글에 자사 정보와 공시 정보 등을 전달하는 형태다.
쟁글은 빗썸, 코빗, 한빗코, 비트소닉 등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와 파트너십을 맺고 자사 공시정보를 거래소에 제공하고 있다. 이를 통해 각 거래소는 신규 암호화폐를 상장하거나, 이미 상장된 암호화폐에 대한 상장적격성 심사에 쟁글의 공시정보를 의사결정 근거로 활용하고 있다.
국내 최초 블록체인 프로젝트 평가법인인 한국블록체인평가 역시 지난달 블록체인 기반 학습 이력관리 플랫폼 에듀블록에 대한 평가를 진행하고, 평가등급을 자사 홈페이지에 공시하고 있다. 지난 9월 블록체인 기반 전기차 충전 프로젝트 차지인에 대한 등급평가를 실시한지 약 한 달만이다.
나이스신용평가 출신 신용평가 전문가들이 프로젝트 평가위원으로 포진하고 있는 한국블록체인평가는 투자자에게 각 블록체인 프로젝트의 기술성과 사업성에 대한 전문적이고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통해 암호화폐가 무분별하게 발행되는 것을 막고, 프로젝트간 옥석을 가려내겠다는 취지다.
■실효성 높일 방안 필요
하지만 이러한 기업들의 노력에도 블록체인 프로젝트에 대한 실효성 있는 정보 공개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이 완전히 자발적으로 기업 정보를 공개하는 것이다 보니, 서비스 제공 업체로선 해당 정보에 대한 사실관계를 온전히 파악하기 힘들다는 것. 즉, 프로젝트들이 없는 사실을 있는 것처럼 꾸며 공시해도 실질적으로 적발이나 처벌이 어렵다는 분석이다.
실제 현재 홈페이지를 통해 독자적으로 프로젝트에 대한 공시를 제공하고 있는 업비트 역시 “프로젝트 측의 게재 요청에 따라 정보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자사는 해당 공시 내용에 대한 검증이나 보증을 하지 않으며, 해당 공시에 따른 투자 결과에 대해 책임지지 않는다”고 명시하 있다.
또한,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이 자신에게 유리한 정보만 공개하고, 불리한 정보는 공개하지 않으려 하기 때문에 이들이 자발적으로 자신의 프로젝트에 대한 평가를 외부기관에 요청하는 것 역시 요원한 일이라는 지적도 뒤따른다.
업계 한 전문가는 “일반 주식시장 처럼 허위공시가 적발되면 블록체인 시장에서 처벌할 수 있는 자체 기준을 합의하고, 외부 기업평가에 대한 조건을 마련하는 등 정보공개의 투명성이 높아질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srk@fnnews.com 김소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