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이 방치되고 있다
2019.11.11 17:16
수정 : 2019.11.11 19:47기사원문
현재 국회에서는 내년도 예산안을 심사 중이지만 은퇴한 과학기술 석학을 활용하는 사업은 보이지 않는다. '갑자기 왜 은퇴한 석학?'이라고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지하자원이 아닌 인적자원을 바탕으로 경제발전을 이룩해 왔다. 세계 선진국들이 200~300년에 걸쳐 이뤄낸 것들을 우리는 반세기 만에 해냈다. 압축성장의 바탕에는 과학기술이 있었고, 과학기술을 발전시킨 것은 은퇴한 석학들이었다.
통상적으로 정부출연 연구기관의 은퇴시기는 60세, 대학교 연구실은 65세다. 이후에는 압축성장을 이뤄냈던 수십년간의 연구 노하우들이 방치되는 것이다. 프랑스 소설가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소설 '나무'중 '황혼의 반란'에서 "노인 한 명이 죽으면 도서관 하나가 불타는 것과 같다"고 표현했다. 우리는 도서관 하나를 그냥 방치하는 셈이다.
한편 우리가 항상 갈망하던 노벨상 수상자를 살펴보면 올해 노벨화학상 공동수상자인 존 구디너프는 97세로 역대 최고령임에도 아직 미국 텍사스대 교수다. 또 구디너프 교수와 공동 수상한 요시노 아키라는 71세인데도 일본 메이조대 교수다.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인 제임스 피블스도 84세로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이며, 77세인 미셸 마요르도 스위스 제네바대 교수다.
한민구 과학기술한림원장은 지난 5월 본지와 인터뷰에서 아직도 열정이 남아있는 이들이 상당하지만 나이제한이라는 이유로 어쩔 수 없이 은퇴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은규 한양대 생명나노공학과 명예교수는 지난 7일 한림원탁토론회에서 "융합의 시대에는 석학들의 지식·경험을 국가R&D사업 평가나 관리, 기초원천연구 성과의 산업화로 연결하는 컨설팅, 과학기술 공적개발원조 사업에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의 수많은 도서관을 잘 활용할 수 있는 사업이 필요하지 않을까.
monarch@fnnews.com 김만기 정보미디어부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