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대박 가자고" 한파 뚫은 후배들 응원전…학부모는 "긴장 않길"
2019.11.14 08:17
수정 : 2019.11.14 10:5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가자 가자, 수능 대박 가자고!" "잘봐, 편안하게!"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일인 14일, 서울시내 수능 시험장 앞은 '수능 한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선배들의 선전을 기원하는 수험생 후배들의 응원전이 펼쳐졌다.
'수능 한파'에 영하권까지 떨어진 날씨에도 시험장 앞 응원 열기는 뜨거웠다. 이날 오전 서울을 포함한 중부지방 대부분에 한파주의보가 발효된 가운데, 서울의 아침 체감 기온은 한때 영하 6도까지 떨어지며 올해 들어 가장 추운 날씨를 나타냈다.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 앞에서는 후배들의 응원전이 펼쳐졌다. '선배님들, 힘내세요' 등의 현수막을 들고 북과 장구를 치며 선배들의 수능 선전을 기원하는 후배들은 추위로 코와 볼이 빨개지면서도 응원 구호를 멈추지 않았다.
상명대부속여고 2학년 김모양은 "언니들 주려고 초콜릿과 핫팩을 챙겨 오전 6시부터 나왔다"며 "너무 춥지만 괜찮다"고 말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고등학교에서 선배들을 응원하던 박한영군(17)도 "친구들이랑 함께 준비한 것들 드리고 응원하다 보니 날씨가 추운지도 모르겠다"며 "우리 학교 선배들 전부 시험 잘 치고 찍은 것도 다 맞고 하면 좋겠다"고 전했다.
학부모들도 함께 교문 앞에서 마음을 졸였다. 한 어머니는 수험생 딸의 가방을 대신 매고 교문 앞까지 걸어갔다. 딸에게 가방을 건네준 어머니는 함께 포옹을 나눈 뒤 자녀를 배웅했다.
서초구 서초고등학교에서 수험생을 시험장 안으로 들여보낸 이혜영씨(46)는 한동안 교문을 지켜보며 기도를 올렸다. 이씨는 "편안한 마음으로 보고 오라고 했는데 내가 더 떨린다"며 "전날 밤 아이가 잠을 못 자 온 가족이 잘 때까지 주물러줬다. 아이 좋아하는 소시지랑 고기반찬, 속 편하라고 계란 두부같은 걸 싸줬다"고 했다.
이화외고에서 수험생을 들여보낸 한 어머니는 친구 학부모와 함께 "수고했다"고 말하고 안아주며 눈물짓기도 했다. 김문영씨(48)는 "학력고사 시절 부모님과 함께 시험장소로 갔던 때가 생각나더라"며 "얼마나 마음을 졸이셨을 지 지금에 와서야 이해가 된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수능에는 총 54만8734명이 응시한다. 경찰은 수능일인 이날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전국 주요 지점에 교통경찰 2435명 등을 배치해 지각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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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oriakim@fnnews.com 김문희 이진혁 오은선 최재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