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소송' 유승준, 파기환송심 승소.."병무청, 이번 판결 고려해 달라"
2019.11.15 14:31
수정 : 2019.11.15 14:31기사원문
서울고법 행정10부(한창훈 부장판사)는 15일 유씨가 주 로스앤젤레스(LA) 한국 총영사관을 상대로 낸 사증(비자)발급 거부처분 취소소송의 파기환송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1심 판결을 취소한다"며 "LA 총영사관이 유씨에게 한 사증 발급 거부를 취소한다"고 설명했다.
유씨 측 법률대리인은 판결 직후 “법원의 이번 판결에 대해 존중하고 감사드린다”며 “향후 진행방향은 유씨와 협의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병무청이나 법무부에서 판결 취지를 최대한 고려해주길 바란다”며 “그 부분은 상고심 여부나 추후 재처분 할 때 어떻게 결정할지 사안을 지켜봐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판결로 유씨의 입국 길이 열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LA 총영사관 측이 이번 판결에 불복할 경우 유씨는 대법원의 재상고심 판단을 받아야 한다. 대법원에서 처분 취소가 확정되더라도 LA 총영사관이 재외동포법상 대한민국 안전보장·질서유지·공공복리·외교관계 등 국익을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 등을 이유로 비자발급을 거부할 여지가 있다.
국내에서 가수로 활동하던 유씨는 방송 등에서 "군대에 가겠다"고 여러 차례 밝혔지만, 2002년 1월 미국 시민권을 얻고 한국 국적을 포기해 병역을 면제받았고, 비난에 휩싸였다.
그러자 당시 법무부는 출입국관리법 11조 1항을 근거로 유씨에 대해 입국 제한조치를 내렸다. 해당 조항은 '대한민국의 이익이나 공공의 안전을 해하는 행동을 할 염려가 있다고 인정할 만한 이유가 있는 자'에 해당할 경우 법무부 장관이 외국인 입국을 금지할 수 있도록 한다.
입국이 거부된 후 중국 등지에서 가수와 배우로 활동하던 유씨는 2015년 9월 LA 총영사관에 재외동포 비자(F-4)를 신청했다가 거부되자 국내 법무법인을 통해 소송을 냈다.
1·2심은 "유씨가 입국해 방송·연예 활동을 할 경우 병역 의무를 수행하는 국군장병들의 사기를 저하시키고 병역의무 이행 의지를 약화시켜 병역기피 풍조를 낳게 할 우려가 있으므로 적법한 입국 금지 사유에 해당한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7월 11일 “비자발급 거부 처분에 행정절차를 위반한 잘못이 있다“며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우리 정부가 비자발급 거부 사실을 유씨의 부친에게 전화로 알린 것은 '행정처분은 문서로 해야 한다'는 행정절차법을 위반했다고 봤다. 대법원은 “피고는 2015년 유씨의 아버지에게 전화로 처분결과를 통보하고 그 무렵 여권과 사증발급 신청서를 반환했을 뿐 유씨에게 처분이유를 기재한 사증발급 거부처분서를 작성해 주지는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사증발급 거부처분은 행정절차법에서 정한 문서에 의한 처분 방식의 예외가 인정되는 ‘신속히 처리할 필요가 있거나 사안이 경미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어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파기환송심 역시 대법원과 같은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유씨는 2002년 1월 출국 뒤 이듬해 예비 장인상 때 3일간 일시 귀국한 것을 제외하면 17년 6개월 동안 한국에 들어오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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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ljs@fnnews.com 이진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