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유럽 국채 금리 상승세… 글로벌 경기낙관론 확산되나

      2019.11.15 17:32   수정 : 2019.11.15 17:32기사원문

확실시 되던 독일 경기가 가까스로 침체를 피하면서 독일 정부는 내년 경제를 조심스레 낙관하게 됐다. 장기 수익률이 단기 수익률을 밑도는 '수익률 곡선 역전'으로 경기침체 우려가 높아졌던 미국도 언제 그랬냐는 듯 장기 수익률이 뛰면서 정상을 회복하고 있다. 유럽의 마이너스(-) 수익률 국채도 프랑스, 벨기에 등이 플러스로 돌아서는 등 안전자산 선호가 후퇴하는 조짐이 뚜렷해지고 있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은 이틀 동안의 의회 증언에서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면서도 미 경제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미국과 중국간 무역협상이 막판 진통을 겪고는 있지만 결국 타결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세계 경제가 안정을 찾아가는 조짐이 점차 뚜렷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안전자산 선호 후퇴 조짐

1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국채 기준물인 10년만기 국채를 비롯해 유럽 등 주요 국채 수익률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13일 1.870%로 마감했다. 지난주 1.75%, 9월초에는 1.5%를 밑돌던 수익률이 큰 폭으로 뛴 셈이다. 국채 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수익률이 뛴다는 것은 국채 수요가 줄고, 가격이 하락하고 있음을 뜻한다. 1년전 수익률 3.2%에는 크게 못미치는 수준이지만 단기 수익률을 밑돌면서 경기침체 우려를 불렀던 것을 감안하면 크게 개선된 움직임이다. 가까운 시기에 3%대 수익률로 복귀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투자자들은 거의 없지만 시장에서는 금융시장 흐름이 '안전자산'에서 주식 등 '위험자산'으로 이동하고 있어 국채 수익률 상승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유럽의 마이너스 국채 수익률도 오름세를 타고 있다. 지난주 프랑스와 벨기에 국채 수익률이 수개월 만에 처음으로 플러스(+)로 돌아섰고, 미중 무역전쟁 틈바구니에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국가 중의 하나인 독일의 국채 수익률도 아직은 마이너스 상태이긴 하지만 오름세가 뚜렷하다. 프로스트 투자자문의 채권부문 책임자 제프리 엘스윅은 유럽중앙은행(ECB)의 9월 금리인하와 함께 채권매입을 재개해 국채 수요가 증가한데다 미중이 무역협정으로 나아가면서 독일을 비롯한 수출주도 유럽 경제가 다시 회복할 것이란 기대감이 유럽 국채 수익률 상승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엘스윅은 "미국과 전세계 경제지표들이 개선될 것"이라면서 내년 10년물 미 국채 수익률은 2.5%까지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파월 "불안요인 있지만 낙관"

파월 미 연준 의장은 전날 상하양원 합동경제위원회(JEC)에 이어 이날 하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해 이틀째 증언을 이어갔다. 그는 전날에 이어 이날도 미 경제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파월은 올들어 7월 이후 3차례 금리인하 덕에 미 경제가 무역전쟁 불확실성과 세계 경제둔화라는 변수를 견뎌낼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미중이 무역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다시 무역전쟁에 돌입하고, 세계 경제가 고꾸라진다고 해도 당분간 미 경제 성장세는 유지될 것이란 자신감이다. 파월은 다만 필요하다면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은 남아있다는 점도 강조했다.그는 "(경제) 상황이 과열되거나 그런 종류로 가고 있다는 어떤 조짐도 없다"면서 향후 금리가 동결되겠지만 정책 무게 중심은 인상보다는 인하에 기울어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시장의 경제전망도 낙관으로 급속히 기운 상태다. 최근 공개된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의 전세계 주요 펀드매니저들을 상대로 한 월간 설문조사에서 1년 안에 세계 경제가 개선될 것이라는 답은 1994년 설문작성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유럽, 성장 둔화에도 건재 과시

파이낸셜타임스(FT)는 독일 연방통계청 발표를 인용해 독일 경제가 가까스로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으로 정의되는 경기침체를 벗어났다고 전했다. 독일의 3·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0.1% 상승으로 조사됐다. 마이너스를 찍어 잠깐이나마 공식적인 경기침체에 빠질 것이란 우려를 피했다. 높은 고용에 고무된 가계의 탄탄한 소비지출, 정부지출이 마이너스 성장에서 독일 경제를 구한 것으로 보인다.
독일 경기둔화 충격이 전파된 폴란드, 체코, 슬로바키아, 루마니아 등 중·동유럽 국가들도 성장세가 둔화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했고, 나머지 유로존(유로 사용 19개국) 성장 역시 비관적이지는 않았다. 유로존은 3·4분기 0.2% 성장했고, 네덜란드는 0.4%, 그리고 스페인과 프랑스는 각각 0.4%, 0.3% 성장했다.
이탈리아는 0.1% 성장해 가까스로 제로성장을 비켜갔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