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인에게도 수사 진행·결과 통지…警 "수사권 조정 앞두고 신뢰도 제고"

[파이낸셜뉴스] 경찰이 수사권 조정을 앞두고 변호인의 피의자 조력권을 늘린다. 변호인에 대한 사건 진행·결과 통지를 대폭 확대하고, 사건관계인과 변호인의 조사 참여환경도 개선할 계획이다.

21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9월까지 경찰 조사단계에서 변호인의 참여 건수가 총 1만7853건으로 전년 동기(1만2745건)보다 40.1% 늘었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조사 일정을 변호인과 사전에 협의하도록 하고, 조사 중 조언·상담, 의견진술 기회, 메모를 보장하는 등 조사과정의 참여권 보장을 내실화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경찰은 변호인 조력권 보장을 더욱 확대하기 위해 변호인에 대한 사건 진행 상황 통지를 늘리기로 했다.

기존 조사 일정 협의 외에도 △사건배당 사실 및 담당 수사관의 소속·이름 △사후 구속영장 신청 사실 및 결과 △구속영장 실질심사 일정 및 결과 △사건처리결과 등을 통지할 예정이다.

사건관계인과 참여변호인의 조사·참여환경도 개선한다. 지난달부터 자기변호노트와 메모장 사용을 전면 시행한 데 따라, 경찰은 메모에 이용하기 좋은 '책상이 부착된 접이식 의자' 또는 '책상 받침대' 등을 갖춰 나가고 있다. 다음달부터는 서울·제주 일부 경찰서에서 메모 목적의 노트북 사용을 시범운영할 예정이다.

조사 공간 분리 등의 수사부서 환경개선 사업도 확대한다.

내년부터는 매년 25개 이상 경찰서를 대상으로 2023년까지 전국 모든 경찰서에 인권 친화적인 전용 조사실을 완비한다는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변호인 조력권 보장은 헌법상 기본권인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실무상 온전한 수준으로 보장하려는 방안"이라며 "사건관계인의 인권보장은 물론 경찰 수사의 절차적 정당성 확보에도 큰 효과를 거두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1999년 수사기관 최초로 피의자 신문과정에 변호인 참여를 허용한 데 이어 2013년부터는 피해자·참고인 등 모든 사건관계인까지 변호인 참여 대상을 확대했다.

#변호인조력권 #수사권조정 #경찰청

[e-mail] 이병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