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반 극우 시위대 '정어리떼' 수도 로마 상륙… 10만명 운집
2019.12.15 16:22
수정 : 2019.12.15 16:22기사원문
1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즈(NYT)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오후 약 10만명의 이탈리아 국민들은 로마의 산 조반니 광장에 운집해 "우리는 극우주의와 파시즘에 반대한다"며 이탈리아 최대 야당인 극우 성향의 '동맹'당의 퇴출을 요구했다. 이들은 자신들을 수백 만마리가 떼 지어 다니며 고래나 상어에 대항하는 '정어리 떼'에 비유하고 "반이민주의와 반유럽적인 언사로 증오와 분열을 조장하는 동맹당 대표 마테오 살비니는 정계에서 퇴출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탈리아 북부 에밀리아-로마냐 주의 주도인 볼로냐의 30대 청년 4명이 인터넷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이들은 내년 1월 26일 예정된 에밀리아-로마냐 주 지방선거에서 현 연립정부가 패할 경우 연정이 붕괴하면서 우파 포퓰리즘 정권이 다시 부상할 것이라는 불안감에 이를 막기 위한 시민 운동을 기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어리 집회는 지난달 14일 1만명이 처음으로 볼로냐의 광장에서 운집한 이래 한달 새 시칠리아와 밀라노, 토리노 등 전국 곳곳에서 벌어지면서 확장세를 보였고 이날 처음으로 수도인 로마에 상륙했다.
이번 시민운동의 창시자 중 한 명인 32살의 마티아 산토리는 이날 집회에서 연단에 올라 "광장을 가득 채우자는 우리의 목표는 완수됐다"며 "이탈리아의 정치 판도는 이미 무언가 바뀌었다"고 외쳤다.
이들은 지방선거 때까지 집회를 계속 이어갈 예정이다.
NYT는 "2007년 분노한 시위대가 만든 오성운동이 지난해 이탈리아 전역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집권당으로 자리매김한 것처럼 또 다른 운동이 이탈리아 전역을 장악했다"며 "정어리떼 운동도 향후 정당화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산토리는 "언젠가는 행보에 대해 결정을 해야겠지만 반체제 정당인 오성운동과는 차이가 있다"며 "미약한 시민들이 뭉친 정어리떼는 현시점에서 지방선거에서 살비니의 정당 후보에 대응하기 위해 민초들의 에너지를 하나로 결집하데 목표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