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지방투자촉진보조금 불법 9개사에 24억 환수 통보

[파이낸셜뉴스] 정부가 지방투자촉진보조금 집행실태를 점검해 편법 운용한 9개 기업에 대해 총 24억원을 환수 통보했다. 아울러 보조금 사업을 내실화하고 기업의 부담을 덜기 위해 관련 규정을 개선키로 했다.

19일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부패예방감시단은 정부의 5개년 반부패 종합계획 보조금 부정수급 근절대책에 따라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산업단지공단과 합동으로 지난 5월부터 5개월간 지방투자촉진보조금 집행실태를 점검했다.

점검 결과, 9개 기업이 지방이전 부적정, 사업이행 요건 미준수 등 법령과 고시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기업에 대해서는 시정요구 및 총 24억원 환수를 통보한 행정처분을 했다.

불법의 정도가 심한 2개 기업은 수사를 의뢰했다.

규정 위반 사례를 구체적으로 보면, 본사·공장 등 지방이전을 확약한 수도권 기업이 기존 사업장 인근에 건물을 신축해 사실상 본사로 운영했다. 수도권 공장을 대표의 배우자에게 양도해 지점으로 운영했다.

또 사업계획에 따른 업종 외 타 업종 제조시설을 사업장에 무단으로 설치 영업했다. 지방 신증설 기업이 감독관청의 사전승인 없이 투자사업장의 소유권을 이전했다.

보조금 정산에도 문제가 있었다. 투자를 이행한 후 3개월 이내에 정산을 신청해야 하는데, 5년이 경과한 시점까지도 정산을 실시하지 않은 사례도 있었다.

지방투자촉진보조금은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수도권 기업의 지방이전과 지방기업의 신·증설 등에 지원하는 것이다. 지난 2004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1198개 기업에 1조3280억원의 국비 보조금을 지원했다.

정부는 보조사업이 내실있게 관리되고 기업의 부담을 덜기 위해 고시 개정 등 제도를 개선키로 했다. 일부 관련 고시는 지난달 개정 완료했다.

개정 고시에 따르면, 기업이 사업이행 의무를 예상하고 준수할 수 있도록 투자이행 확약서에 이행조건을 구체적으로 명시했다. 보조금 부정수급에 대한 구체적인 제보가 있거나 상당한 정황이 드러난 경우 지자체와 산업단지공단 등이 적극적으로 수사 의뢰하도록 고시에 반영했다.

보조금 교부 및 정산체계도 정비한다.

보조금을 지원받아 취득한 부동산의 소유권을 등기할 때 처분 제한 등의 내용을 표기하는 중요재산의 부기등기 의무를 고시에 명시했다. 지자체가 부기등기 결과를 확인토록 업무절차를 개선했다.

허인수 국무조정실 부패예방감시단 사회공공1과장은 "재무구조가 취약하거나 담보력이 약한 저신용 기업 등에 대한 보증보험증권의 연차별 보험가액 차감기준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 보조금을 지원받고도 장기간 정산 신청을 하지 않는 기업에 대한 환수금액 산정기준도 정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업이행 관리체계는 개선한다.

지방투자를 이행했지만 고용목표 달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의 애로를 덜기 위해 고용미달에 대한 환수요건을 완화했다.

[e-mail] 정상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