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법 통과돼도 선거구획정-비례정당 출현 등 각당 '총선셈법 복잡'

      2019.12.27 17:14   수정 : 2019.12.27 17:1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내년 21대 총선 '게임의 룰'인 공직선거법 개정안 처리시 향후 여야 총선 셈법에 어떤 영향이 미칠 지 주목된다. 당장 게임의 룰 변경에 따라 출마 예비후보자들의 혼선이 예상되는 데다 각 당 역시 선거구 획정, 비례정당 출현과 군소정당 난립에 따른 투개표 절차에도 상당한 난관이 예상되는 등 내년 총선 향배를 가를 변수가 산적해있다는 지적이다.

선거구 획정 두고 충돌 예고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골자로 한 선거법 개정안의 표결 처리시에도 앞에 놓여진 난관이 많아 '산넘어 산'이 될 전망이다.

우선 '선거구 획정'이라는 큰 산이 남아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선거구획정위원회가 '선거일 15개월 전 인구'를 기준으로 253개에 달하는 선거구를 나누는 과정에서 지역간 통폐합이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데, 자당에게 유리한 지역구를 사수하기 위한 정당간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월 31일 대한민국 인구(5182만6287명)를 기준으로 산출한 내년 총선의 선거구별 인구 상·하한선은 13만 6565명∼27만 3129명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한선을 밑도는 선거구는 통합, 상한선을 웃도는 곳은 분구된다. 단, 지역구의 인구 편차가 2대 1을 넘어선 안된다.

이 기준으로 보면 전북 김제·부안의 인구(13만9470명)가 간신히 하한선에 걸리고, 이 지역 인구의 두 배인 27만8940명이 상한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경기 군포갑(13만8410명·민주당 김정우)·군포을(13만8235명·민주당 이학영)은 27만6645명 규모의 한 지역구로 합쳐지고, 경기 안산상록갑(19만9211명·민주당 전해철·)·안산상록을(15만6308명·민주당 김철민)·안산단원갑(16만17명·한국당 김명연)·단원을(14만4427명·한국당 박순자)은 평균 21만9988명 규모의 3개 선거구로 재편될 전망이다. 서울 강남갑(19만3376명·한국당 이종구)·강남을(16만321명·민주당 전현희)·강남병(18만8457명·한국당 이은재) 등은 평균 27만1077명의 2개 지역구로 나뉘게 된다.

보수야권 텃밭인 강남3구를 포함한 수도권을 중심으로 지역구 통폐합이 집중되자 한국당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대안신당 유성엽 대표의 지역구(전북 정읍·고창)를 지키기 위한 범여권의 일종의 '짬짜미'라고 본 것이다. 향후 국회 선거구 획정 표결 과정에서 극심한 진통이 예상된다.

한국당 심재철 원내대표는 "선거법은 한번 쓰고 버리는 일회용, 유권자인 국민들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깜깜이, 그리고 누더기 걸레가 돼버렸다"며 "이제 앞으로는 선거구 획정이라는 더 추악한 뒷거래가 일어날 것"이라고 비판했다.

비례위성 정당 출현..계산법 '복잡'
한국당이 준연동형 비례제 대응카드로 꺼낸 위성정당인 비례한국당 창당도 내년 총선의 변수로 꼽힌다.

김재원 정책위의장이 공개한 자료를 보면 연동률 50%를 적용하는 의석 수를 30석으로 한정하고, 비례민주당이 없다는 것을 전제로 시뮬레이션한 결과, 지역구 의석 수는 민주당(120석)이 한국당(105석)보다 많지만 비례한국당이 30석을 얻게 돼 총 의석 수는 민주당을 웃돈다.

한국당의 이같은 구상에 민주당은 "꼼수"라고 맹비난하면서도 비례한국당 파급력이 예상보다 클 수 있다는 점에서 대응책을 마련하는데 고심하고 있다.

비례대표 의석 수를 노리는 군소정당들의 난립으로 유권자들의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현재 중앙선관위에 등록된 정당만 34개로, 창당을 공식 준비하고 있는 예비정당 만도 16개에 달한다.

한국당은 지난 23일 1.3m 길이의 가상 투표용지를 등장시키면서 준연동형 비례제 통과 시 정당이 100개가 넘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선관위가 현재 보유하고 있는 개표기를 사용하지 못해 '수개표'로 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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